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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우휠 0편
혁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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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의미를 찾는 과정이다.

아버지는 내게 그렇게 이야기했다.

삶이란 그런 것이라고.

그래서 인간은 모두가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로가 추구하는 것이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심지어는 사랑의 형태마저도 말이다. 그 말을 한 아버지 역시 내가 어느정도 크고 나서 내 곁을 떠났다.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남긴 채.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가?


홀로 남겨진 나는 빈민가에서 자랐다. 추울 때 춥고, 더울 때 더우며, 배고플 땐 쥐도 모자랄 만큼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가진 힘으로 타인의 것을 빼앗았고, 내가 살아간 땅에서 그 행동은 잘못된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당함이었다.

어차피 그들 모두가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낸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내가 아버지에게 버려진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듯, 그들이 내게 물건을 빼앗기는 일 역시 자연스러워야 옳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다. 누구도 원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일이 잘못되서 다수에게 죽도록 맞았을 때도, 살인범으로 몰려 사형을 당하기 직전까지도, 나는 세상을 원망하지 않았다.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다. 죽고, 죽이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왕의 은혜로 감옥에서 특별히 풀려났다. 왜냐하면 그 날은 왕자가 태어난 날이었으니까.

그래서 웃음이 나왔다. 그 은혜에 감사해야 할까?

나는 삶의 기회를 얻은 그날 이후로 더 값진 내 인생의 의미를 찾기로 마음먹었다. 아버지의 말처럼 의미를 찾고 싶었다. 나는 나를 살려준 왕의 은혜에 힘입어 군인이 되었고, 적들과 싸웠다. 나는 타인과는 조금 달랐다. 나는 두려움이 없었고, 적들이 두렵지 않았다. 싸움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은, 내가 어릴적 다른 아이를 죽도록 패고 빼앗은 빵과 다르지 않았다.

그래. 세상은 원래 이런 것이다. 내 세상은 틀리지 않았다.

나의 생각은 세월이 지나 더욱 두터워졌다. 심지어 나의 인생을 변화시킨 왕을 내 손으로 직접 사형했을 때도, 내가 왕을 죽였을 때도, 아무것도 없이 행복함을 누린 귀족들을 척살하고, 사회가 성실하게 기능하도록 전쟁이란 바퀴를 달았을 때도.. 그리고 내가 이 나라를 이끌어갈 왕과 같은 존재가 되었을 때. 나는 비로소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은 내 특별한 삶의 의미이자, 과업이 되었다.

인간에게는 믿음이 필요하다. 그것이 종교든, 사랑이든, 정체되어 있는 인간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모든 인간이 스스로가 가치있는 인간임을 믿고, 행동하길 바란다.

그러나 대부분은 무지하다. 인간은 너무나 무지하다. 자신의 가치를 모르고, 헛되이 낭비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모든 인간이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인생의 의미이자 과업은,

그들을 구원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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