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세르크: BERSERKR

Citainic (토론 | 기여)님의 2024년 11월 4일 (월) 23:48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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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망할지라도 정의를 행하라. - 페르디난트 1세


역사에 어둠이 드리우다.

붉은 달이 예루살렘의 밤하늘에 떠올랐다. 핏빛으로 물든 그 빛 아래, 인류는 또 한 번 재앙에 맞서 싸우며 어둠을 피해 몸을 숨겼다.
그들이 쌓아올린 제국은 그 붉은 달빛에 몇 번이고 무너져 내렸고, 인간들은 마치 피에 젖은 재로 변한 폐허 속에서 다시금 일어섰다.

붉은 달은 런던 위에도 피어올랐다. 달빛은 어둠 속을 검붉게 물들였고, 어둠은 광기의 맹수처럼 도시를 휘감았다.
오직 그림자만이 가득한 거리마다 숨죽인 자들과 광기어린 자들이 뒤엉켜,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자신을 내던졌다.

그러나 인류는 결코 이 어둠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그들은 번번이 달빛에 도전했으나, 여전히 그림자의 깊이를 헤아리지 못한 채, 어둠과 대면할 운명을 안고 있었다.
핏빛으로 타오르는 붉은 달 아래서, 인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과연 이 끝없는 어둠 속에서, 진정한 빛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기원을 알 수 없는 미지의 현상인 혈식병, 대일식이라 불리는 사건으로 인해 지구상에 처음으로 등장했으며, 그 결과로 수많은 이들이 변이되기 시작했다. 혈식병에 걸린 생명체는 처음에는 이성을 잃고 극심한 갈증에 시달리며, 인간을 포함한 다른 생명체의 혈액을 갈망하게 된다. 그들이 다른 생명체를 공격하면, 그 대상 또한 감염되어 동일한 상태로 변하게 된다. 이러한 감염자들은 '생귀오스트렘' 혹은 '혈식인'이라 불리며, 인간 사회에서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모든 혈식인들이 인간으로서의 본성을 완전히 잃는 것은 아니었다.

베르세르크(BERSERKR). 광전사라는 그 이름에 맞게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혈식인들은 혈마학이라 불리는 인간을 월등히 압도하는 능력을 보유하며 영생하게 된다. 수 백, 수 천년 전 부터 존재해오던 이들은 거시적인 역사의 뒷면 속에서 그들만의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베르세르크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능력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했으며, 그로 인해 수많은 신화와 전설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인류는 이런 공포 속에서도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대일식이라는 저주를 받은 인간들은 신의 은총을 받지 못한 채, 혈식병이라는 악몽 속에서 살아가야 했다. 이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인류의 생존을 위해 사람들은 혈식인들에게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뜻을 모은 자들이 바로 성전기사단이었다. 이들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최후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혈식인들과의 끝없는 성전에 뛰어들었다. 성전기사단은 신의 이름 아래 결성되었고, 그들의 목표는 저주받은 혈식인들을 소멸시키고 인류를 이 끔찍한 운명에서 해방시키는 것이었다.

성전은 신과 저주, 생존과 구원의 이야기가 얽힌 영원한 전쟁이었다. 성전기사단은 신의 정의를 실현하고 인류를 지키기 위해, 수백 년에 걸친 싸움을 이어갔다. 이들의 투쟁 속에서 인류는 신의 마지막 은총을 향해 끝없는 여정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