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우휠 13편

BLACK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7월 23일 (토) 13:04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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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우휠 13편
의구심

아렌은 여전히 과거를 그리워했다. 푸른 마당에서 뛰어노는 동생들과, 하얀 저택과, 맛있는 식사들, 포근한 날씨, 그리고 부모님의 미소. 대부분의 권속은 왕과 귀족의 소유였고 복종과 헌신이 세상의 미덕이었다. 사상과 지성인들이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기 전까지, 아렌의 세상은 따뜻했다. 그리고 오늘날 그런 세상은 없다. 노동없는 대가를 바랄 수 없다. 아렌은 그것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의구심이 솟구쳤다. 왜 하필 자신의 세대에 이런 일이 벌어진걸까. 왜 가족들은 모두 죽어야만 했는가.

왜.
그러나 하염없는 깊은 고뇌는 굳게 닫힌 철문과도 같았으니.

"천개의 창으로서!(경례) 현황 보고드립니다 사령관님."

그녀는 장교들의 손을 거친 자료들을 살펴보았다. 수 년만에 방어선이 뚫린 데모부르크는 그야말로 혼비백산. 1차 방어선에 콘크리트를 두르고 고정식 야포들만 둘렀으니 거의 방어를 맹신했을 텐데,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나마도 후방에 있는 세시리 강 일대까지 후퇴해서 그곳에서 재정비를 하고 있다.

"도하 작전[1]으로 진행하시겠습니까?"

아렌 옆에 서있던 레이먼트 소장이 그녀의 의중을 물었다. 사실 강을 건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평원에서 야간 작전을 진행했으니, 예상외 공격으로 강력한 돌파를 할 수 있었지만, 강은 낮이든 밤이든 사람이든 기계든 도하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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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을 건넌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