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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TESTNOVTITEL.png|400px|가운데|link=그로우휠 세계관]]<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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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불청객이다.
연이은 총성이 좁은 복도를 뒤집어놓았다. 세 사람은 급한대로 주변에 방으로 피신하긴 했지만, 꼼짝없이 갇힌 형세다. 아렌과 반델은 급한대로 권총을 장전했고 문을 가구로 틀어막았다. 사태파악이 필요했다. 갑작스레 적들이 공격했다지만 이곳은 상공의 덩그러니 뛰어진 비공정이고, 갑판에 있는 포 한 번 쏘지않고 적들이 침입했다는 게 말이 되지 않으니까.
연이은 총성이 좁은 복도를 뒤집어놓았다. 세 사람은 급한대로 주변에 방으로 피신하긴 했지만, 꼼짝없이 갇힌 형세다. 아렌과 반델은 급한대로 권총을 장전했고 문을 가구로 틀어막았다. 사태파악이 필요했다. 갑작스레 적들이 공격했다지만 이곳은 상공의 덩그러니 뛰어진 비공정이고, 갑판에 있는 포 한 번 쏘지않고 적들이 침입했다는 게 말이 되지 않으니까.


분위기에 어울리게 천둥이 한 번 내리쳤고, 세 사람은 호흡을 고른다.
분위기에 어울리게 천둥이 한 번 내리쳤고, 세 사람은 호흡을 고른다.


"공화파<ref>라이프니츠 제국 내부에서 공화주의적 사상을 주장하는 급진주의파벌. 총통에 의해 정치적으로 매장되자 남부에서 대대적인 반란을 일으켰다.</ref> 손님들이 어떻게 무임승차 했을까? 소령"
"손님들이 어떻게 무임승차 했을까? 소령"


"저도 의아합니다. 그것도 군인들이 잔뜩 탄 배인데도 말입니다."
"저도 의아합니다. 그것도 군인들이 잔뜩 탄 배인데도 말입니다."
그들이 누구인지, 무슨 목적인지가 중요했다.


"해군 수준하곤. 차편이 이거밖에 없었나?"
"해군 수준하곤. 차편이 이거밖에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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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델이 복도에 있는 적들과 대치하는 동안, 중사는 은근히 설득력있는 말은 시작했다.
반델이 복도에 있는 적들과 대치하는 동안, 중사는 은근히 설득력있는 말은 시작했다.


"그.. 끅.. 우선, 적들이 나타나기 전에 선내에 충격이 없었습니다. 그건 적들이 처음부터 비공정에 숨어있었단 이야깁니다. 종종 불법으로 적재화물칸에 숨어드는 놈들이 있는데, 공화파놈들이 무슨 계획인진 몰라도 그렇게 숨어든 것 같습니다.."
"그.. 끅.. 우선, 적들이 나타나기 전에 선내에 충격이 없었습니다. 그건 적들이 처음부터 비공정에 숨어있었단 이야깁니다. 종종 불법으로 적재화물칸에 숨어드는 놈들이 있는데, 놈들이 무슨 계획인진 몰라도 그렇게 숨어든 것 같습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놈들은 도망갈 곳이 없다는 얘기로 들렸다. 나쁘게 얘기하면 죽을 각오란 느낌도 있고.
다르게 이야기하면 놈들은 도망갈 곳이 없다는 얘기로 들렸다. 그는 아픈 머리를 억누르며 횡성수설 말했다.


"그럼 선내에 호송중인 공화파 정치인이라던지 그런 건 없습니까? 분명 목적이.."
"그럼 선내에 호송중인 정치인이라던지 그런 건 없습니까? 분명 목적이.."


중사는 얼굴을 한참 찡그리고는 온갖 기억들 사이에서 그럴듯한 근거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하나를 떠올린듯 빠르게 말했다.
중사는 얼굴을 한참 찡그리고는 온갖 기억들 사이에서 그럴듯한 근거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하나를 떠올린듯 빠르게 말했다.


"아, 그...! 아렌 중장님껜 보고되지 않았지만 기밀사항인 적재화물이 하나 있습니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적재칸에는 비상시에 탈출할 수 있는 비행선이 있습니다. 아마 그걸로 탈출할 생각인 것 같긴 한데..."
 
"적재화물...?"


"적들이 더 많이 옵니다! 나갈 곳은 없습니까?"<br>
"적들이 더 많이 옵니다! 나갈 곳은 없습니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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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폭발로 급기야 화재가 발생했고, 짙은 뭉게구름이 내부에서 폭발적으로 흘러나왔다. 중사는 감당이 안되는 장면을 본듯 싶었다. 뭐가 됐든 저 화재가 커지면 공화파보다 훨씬 무서운 재앙이 발생할 테니 말이다. 그나마 반델의 말대로 적들이 추격하지는 않았다.
두 번의 폭발로 급기야 화재가 발생했고, 짙은 뭉게구름이 내부에서 폭발적으로 흘러나왔다. 중사는 감당이 안되는 장면을 본듯 싶었다. 뭐가 됐든 저 화재가 커지면 공화파보다 훨씬 무서운 재앙이 발생할 테니 말이다. 그나마 반델의 말대로 적들이 추격하지는 않았다.


세 사람은 사격을 당하지 않도록 비공정 외벽을 따라 사각지대로 피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로 총성이 이어졌고, 확실히 공화파의 숫자가 적지는 않아보였다.
세 사람은 사격을 당하지 않도록 비공정 외벽을 따라 사각지대로 피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로 총성이 이어졌고, 확실히 숫자가 적지는 않아보였다.
 
"중장님. 제 생각에는 공화파<ref>라이프니츠 제국 내부에서 공화주의적 사상을 주장하는 급진주의파벌. 총통에 의해 정치적으로 매장되자 남부에서 대대적인 반란을 일으켰다.</ref>같습니다."
 
"공화파가 왜! 여기까지?"
 
"글쎄요"


아렌은 군모가 있던 자리가 허전해서 헝클어진 머리와 함께 정수리를 더듬었다. 뭔가 쌔한 느낌. 반델과 맥거만 중사가 숨을 고르는 사이, 그녀는 비공정을 내려다보며 이곳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아렌은 군모가 있던 자리가 허전해서 헝클어진 머리와 함께 정수리를 더듬었다. 뭔가 쌔한 느낌. 반델과 맥거만 중사가 숨을 고르는 사이, 그녀는 비공정을 내려다보며 이곳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중사, 적재화물 칸은 최하부 아닙니까?"
"중사, 적재화물 칸은 최하부 아닙니까?"

2022년 6월 17일 (금) 13:19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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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그로우휠 5편
면접

그야말로 불청객이다.

연이은 총성이 좁은 복도를 뒤집어놓았다. 세 사람은 급한대로 주변에 방으로 피신하긴 했지만, 꼼짝없이 갇힌 형세다. 아렌과 반델은 급한대로 권총을 장전했고 문을 가구로 틀어막았다. 사태파악이 필요했다. 갑작스레 적들이 공격했다지만 이곳은 상공의 덩그러니 뛰어진 비공정이고, 갑판에 있는 포 한 번 쏘지않고 적들이 침입했다는 게 말이 되지 않으니까.

분위기에 어울리게 천둥이 한 번 내리쳤고, 세 사람은 호흡을 고른다.

"손님들이 어떻게 무임승차 했을까? 소령"

"저도 의아합니다. 그것도 군인들이 잔뜩 탄 배인데도 말입니다."

그들이 누구인지, 무슨 목적인지가 중요했다.

"해군 수준하곤. 차편이 이거밖에 없었나?"

"송구스럽지만 중장님, 여유가 되는 군용 비공정이 1대 뿐이었습니다."

"저흰 이제 어떻게 합니까?.. 히끅"

그리고 듬직한 사람들 사이로 약간의 모자란 사람이 말했다. 아마도 여전히 술기운이 찬 듯 싶다. 아렌은 바닥에 엎드려 허덕이는 해군 장교를 보고 순간 입술을 깨물었다가, 그나마도 정신을 차려 예의있게 말했다.

"일어나시지 말입니다. 직급과 성함이?"

"타이즈.. 타이즈 맥거만 중사입니다..."

반델은 그나마 호위라는 명분 하에 소총을 들고 있었기에 권총 한 자루가 남았다. 개의치않은 표정으로 권총을 건네주고, 타이즈 중사는 총을 장전하며 말했다.

"술주정 다 부리셨으면 정신 차립시다."

"예.. 옙..."

그리고 대답하기 무섭게 총성이 복도를 울렸다. 사실 비공정은 겉만 번지르르하지, 가볍게 만들기 위해 내부에는 합판을 많이 사용했으므로 적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문 부수기는 순식간이었다. 적이 어디서 나타났든 당장 필요한 것은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게 급선무다. 아렌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더듬으며 말했다.

"타이즈 맥거만 중사. 길 안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여기서 나가시겠다는 겁니까...?"
타이즈 중사가 기겁하는 표정으로 말하자 아렌이 따가운 눈빛으로 입을 꼬집었다.

"그럼 여기계십시오."

"아..아니! 싫다는 게 아니라, 계획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우선 제가 맞대응하겠습니다."
반델이 복도에 있는 적들과 대치하는 동안, 중사는 은근히 설득력있는 말은 시작했다.

"그.. 끅.. 우선, 적들이 나타나기 전에 선내에 충격이 없었습니다. 그건 적들이 처음부터 비공정에 숨어있었단 이야깁니다. 종종 불법으로 적재화물칸에 숨어드는 놈들이 있는데, 놈들이 무슨 계획인진 몰라도 그렇게 숨어든 것 같습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놈들은 도망갈 곳이 없다는 얘기로 들렸다. 그는 아픈 머리를 억누르며 횡성수설 말했다.

"그럼 선내에 호송중인 정치인이라던지 그런 건 없습니까? 분명 목적이.."

중사는 얼굴을 한참 찡그리고는 온갖 기억들 사이에서 그럴듯한 근거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하나를 떠올린듯 빠르게 말했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적재칸에는 비상시에 탈출할 수 있는 비행선이 있습니다. 아마 그걸로 탈출할 생각인 것 같긴 한데..."

"적들이 더 많이 옵니다! 나갈 곳은 없습니까?"
반델이 탄창을 던지며 크게 외쳤다. 아무래도 아슬아슬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비공정 벽면에 정비용 사다리가 있습니다!"

"예?"
아렌이 다시 한 번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죽기야 하겠습니까?"
반델이 복도에 쏟아지는 총알들 사이로 수류탄을 던졌고, 곧 상의도 없이 소총으로 방 벽면의 창문을 쏘아댔다. 곧 기압이 달라진 방은 바람이 휘몰아치며 온갖 물건들이 휘날리니 그야말로 아비무환. 바깥에서 쏟아내리던 빗방울이 안으로 몰아쳤다. 반델은 자신이 앞장서서 창틀의 잔유리를 개머리판으로 정리하곤 바깥으로 손을 뻗었다.

"하.. 진짜.. 포로가 나았나 싶기도 한데"

중사는 본인이 얘기했지만 꽤나 고민이 들었다. 안전장치없이 팔의 완력만으로 비공정의 외부에 붙어있는다? 그것도 천둥번개치는 날씨에? 아무리 비공정이 느리고 고도도 높지 않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아렌은 결국 반델과 함께 빠져나갔고, 중사는 눈물을 머금고 그들을 따라나섰다.

선외는 당연하게도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 진작에 세 사람의 군모는 저 멀리 날아가버렸고, 흩날리는 비바람 소리가 목소리마저 들리지 않게 만들었다.

"뒤따라오는 적은! 어쩌려고?"

"괜찮습니다!"

반델이 자세를 낮추고 사다리를 타오르던 순간, 수류탄을 하나 더 두고갔는지 한 박자 늦게 다시 폭발이 일어났다.

"불이 붙어서 괜찮을 겁니다!"

"허억"

두 번의 폭발로 급기야 화재가 발생했고, 짙은 뭉게구름이 내부에서 폭발적으로 흘러나왔다. 중사는 감당이 안되는 장면을 본듯 싶었다. 뭐가 됐든 저 화재가 커지면 공화파보다 훨씬 무서운 재앙이 발생할 테니 말이다. 그나마 반델의 말대로 적들이 추격하지는 않았다.

세 사람은 사격을 당하지 않도록 비공정 외벽을 따라 사각지대로 피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로 총성이 이어졌고, 확실히 숫자가 적지는 않아보였다.

"중장님. 제 생각에는 공화파[1]같습니다."

"공화파가 왜! 여기까지?"

"글쎄요"

아렌은 군모가 있던 자리가 허전해서 헝클어진 머리와 함께 정수리를 더듬었다. 뭔가 쌔한 느낌. 반델과 맥거만 중사가 숨을 고르는 사이, 그녀는 비공정을 내려다보며 이곳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중사, 적재화물 칸은 최하부 아닙니까?"

"맞습니다."

"그럼 결국, 위층이랑 갑판에 있는 병력을 동원해도 적들이 먼저 최하부에 들어서면.."

"늦을..까요? 아니 지금 다시 이 밑으로 내려가자는 말씀이십니까? 힘들게 올라왔는데? 한 10분만 더 올라가면 갑판..."

중사는 이번엔 전력을 다해서 거부감을 표현했다.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야 그 위험한 곳으로 굳이 돌아가겠는가?

반델은 남은 탄약을 탄창에 채워넣고는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외부함에 있던 작업용 로프도 꺼내들었다.

"저는 준비됐습니다."

확실히 그가 보기에 두 사람은 별안간 이상한 사람들이었다.

"제가 봤을 때, 적들은 물건을 탈취해서 강하할 생각처럼 보입니다. 그러니 더더욱 시간이 없습니다."

반델은 주변을 살펴보며 말했다. 실제로 머지않아 호소니의 영역이었고, 적들의 선박이 있어도 아군 선박이 막을 수 없을 가능성도 충분했다. 아마도 이 모든 걸 종합해서 작전을 계획했다면 꼭 주먹구구식의 계획은 아니었다. 물론 그들이 타국의 적군이라기보단 국내의 반란군에 가까웠지만 말이다.

"근데 그 적재화물이란 게 뭡니까? 바빠서 물어보질 못했는데"

"그건 저도.. 모릅니다. 전 그냥 취급주의란 전달만 받아서.. 진짜 가실겁니까?"

맥거만은 완전히 망설이는 표정이었다.

"갈겁니다."

아렌은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머리를 묶었고, 반델은 방금 찾은 로프를 아렌의 허리춤에 촘촘히 연결했다. 그러다 반델은 뜬금없이 아렌에게 물었다.

"근데 중장님은 사령관이신데 그러다 죽으시면 위험하지 않습니까?"

"음. 소령. 그건 그런거지. 부하가 다 못미더워서 직접 하는거야"

"그럼 저는 믿을 만 하십니까?"

"아직. 아직 면접기간."

"예예"

반델은 농담따먹기를 관두고 총끈을 멨다.

"제가! 사령부를 만나서 전달하겠습니다.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끝끝내 중사는 갈 엄두를 못낸 모양이었다. 하지만

"필요한 역할입니다. 살아서 만나면 좋겠습니다."

반델과 아렌은 주눅 든 맥거만 중사에게 경례하고, 다시 정비사다리를 타고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둘은 반델이 연결한 작업용 로프를 따르고 두 손 자유롭게 밑으로 하강했다. 발 아래 펼쳐진 광활한 바다 저변의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내가 지금 뭘 하고있는건지"

가만 생각해보니, 정말 자신은 반강제였지만 사령관으로서 부임해 전장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머리가 터지도록 인수인계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대형사고가 걸린 셈이었다. 그야말로 이건 저주이자 재앙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두 사람은 로프를 끝까지 타고 내려와 비공정 아랫부분에 도달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좁은 창 틈으로 공화파 군인들이 적재화물을 뒤지고 있다. 반델의 예상처럼 비공정 전체에서 이목을 끌다보니 막상 목적지엔 병력이 얼마 도착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총 주십시오"

"권총을?"

가까이 다가온 반델은 아렌에게 총을 교환하자며 손을 뻗었다. 아렌은 이유는 몰랐으나 시키는대로 무기를 바꿨다. 잠시후 반델이 자신의 가슴팍을 치며 아렌의 시선을 끌었고, 손으로 셋, 둘, 하나를 표시했다. 끝나자마자 창틀을 깨고 들어간 반델의 모습을 보고, 아렌은 그가 왜 무기를 바꾸자고 했는지 단번에 이해했다.

"뭐야? 이새끼 어디갔어!"

들어가자마자 두 발. 총상을 입고 한 사람이 쓰러지자, 적재화물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찾아온 온 적들은 아렌 방향을 쏘아댔다. 그러나 막상 반델은, 화물들 위로 올라가 처음부터 적들 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그들이 알 리가 없었다. 당연히 머지않아 화물칸은 정리될 수 있었다. 그들이 아무리 시야에서 적을 찾아도, 반델은 권총을 들고 날렵하게 화물 위를 뛰어다녔으니까.

"들어오십시오."

마치 모든 일이 끝났다는 듯이 적재화물 칸은 조용했다.

"꽤 시간이 오래걸렸는데, 결국 원하는 화물을 못 찾은건가?"

"그건 아닐겁니다."

반델이 어느 구석을 가르켰다. 딱봐도 강력하게 생긴 강철 박스. 심지어 용접해서 거의 다 연 흔적도 보였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 물건이길래 저 많은 사람들이 달려들었을까. 아렌은 무의식 중에 박스에 손을 대자


그녀의 귀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렌 중장님?"

속삭이는 목소리가 그녀의 온몸을 헤집어 이내 상자에 맞닿은 손 위로 자신의 의식이 흐르는 기분을 느꼈다. 마치 그 순간동안 자신이 자신이 아닌 것 처럼. 위화감을 느낀 반델이 그녀를 상자에서 떼우고 나서야 그 괴상한 경험이 멈출 수 있었다.

이건...

이건 분명히,

이 물건은 분명 마병기(魔兵器)였다.



(5)
  1. 라이프니츠 제국 내부에서 공화주의적 사상을 주장하는 급진주의파벌. 총통에 의해 정치적으로 매장되자 남부에서 대대적인 반란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