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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군인들이 언덕 꼭대기에 서서 먹구름이 일렁이고 임박한 종말의 느낌이 공중에 무겁게 드리워질 때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확고하고 충성스러운 독일 군대의 일원이었지만, 이제 그들은 역사의 흐름을 영원히 바꿀 대격변의 사건을 목격하게 되었다.
멀리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며 하늘을 주황색과 붉은색의 불 같은 빛깔로 물들였다. 땅은 그들의 발 아래서 떨렸고, 그것은 세상에 분출된 파괴적인 힘을 극명하게 상기시켰다. 한때 활기찬 풍경이 이제는 파괴의 황무지로 탈바꿈한 도시들이 재로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는 그들의 눈에는 두려움과 불신이 뒤섞였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끔찍한 현실이 되어 있었다. 자신들이 이 파국적인 순간을 이끌어낸 시스템의 일부라는 것을 알고도 후회의 쓴맛이 그들의 입에서 떠나지 않았다. 군인들은 공포와 체념이 뒤섞인 표정으로 흉악한 눈빛을 나누었다.
한때 그들이 싸웠던 이상, 의무감과 명예감은 이제 그런 참상 앞에서 허무하게 보였다. 멀리서 들려오는 폭발음과 부상자들의 울음소리가 뒤섞여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혼란 속에서 지친 병사들은 숙연한 반성의 마음이 자리 잡았다.
그들은 그들의 행동의 결과, 세계를 굴복시킨 대의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의 결과를 숙고했다. 그들이 더 이상 이해할 수 없는 게임의 졸개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들의 어깨에 책임의 무게가 가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