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왜 망했는지, 그 과정을 찾는 것은 지금 중요하지 않다. 천붕지괴[1]라는 표현처럼 세상은 갑자기 멸망했다. 칼날처럼 매서운 추위만을 남겨두고. 남겨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망이나 좌절에 빠질 틈 따윈 없었다. 우선 살아남아야 했다. 정부가 통제력을 상실하자, 각지의 군 부대들은 주둔지를 중심으로 군벌화되었다. 서울의 천만 시민은 무너진 도시의 잔해 속에서 벗어나고자 탈출을 감행했고, 힘없는 사람들은 종교에 의탁하기도 했으며, 지방에서 힘을 키운 집단들은 서로다른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손마저 닿지 않는 무법 지역에선 약탈과 노획만이 유일한 생존수단이 되어 수도도 전기도 사라진 도시들을 불태우고 집어삼켰다. 종막에 다다른 이 땅에 해답은 무엇인가? 힘있는 자들은 자신들이 해답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정답은 없다. 그것이 누구든지 간에, 한반도는 서서히, 최후의 최후까지 침몰해 갈 것이다.
세력
강원도
세상이 얼어붙은 후 강원도는 세상을 녹여줄 자원을 가진 아름다운 험지가 되었습니다. 이곳에는 한반도 전체에서 손꼽는 강자들이 모여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