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우휠 12편: 두 판 사이의 차이

편집 요약 없음
편집 요약 없음
53번째 줄: 53번째 줄:


반델은 촉박한 시간을 걱정하며 아렌에게 그렇게 속삭였다.
반델은 촉박한 시간을 걱정하며 아렌에게 그렇게 속삭였다.
"알고있어. 징그러우니 저리 가"
"...예"
반델은 곧이곧대로 아렌에게 멀찍이 떨어졌다.
"소령, 잠시 시간이 나서 묻겠는데."
"말씀하십시오."
"근위대장이 그렇게 된 일에 대해서, 정말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나?"
"왜 말씀하시지 않나 했습니다."
반델은 뒷머리를 긁적이다가 웬일인지 아렌의 건너편에 앉아서는 모자를 벗었다.
"솔직히 이야기해도 될까?"
"예."
"근위대장이 그렇게 이야기했을 때, 그러니까.. 나에게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을 때, 나는 굉장히 분했어."
아렌은 서류를 읽던 시선을 옮겨 반델을 반듯이 바라본다.
"고작 부관인 자네한테 이런 얘기를 계속 해서, 귀찮게 만드는 게 굉장히 실례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그것과 별개로, 반델 네가.. 아무런 감흥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제일..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네. 내가 고작 소령을 본지 많아야 일주일이고, 우리가.. 그렇게 많이 친한 사이는 아니겠지만.. 그래. 소령도 그렇게 생각해?"
"..."
"민간인들을 죽여도 된다고?"
반델은 근위대대가 이 작전에서 후방으로의 임무가 확정되었을 때, 언젠가 이 질문이 자신에게 맞딱드릴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2022년 6월 28일 (화) 01:36 판


정렬하여 보기

A

그로우휠 12편
감옥

호소니 교도소
이곳은 라이프니츠에서는 처리하기 곤란한 인사들을 해외 바깥으로 추방하면서도, 여전히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감옥이다. 당연히 국제법 상 불법인 장소였지만, 라이프니츠에게는 전혀 장애물이 아니었다. 혹자는 왜 굳이 해외에 이런 대형시설을 지었느냐 의아할 수 있겠지만, 이곳으로 추방된 자는 결국 지지자들로부터 점차 잊혀지고, 스스로도 자신을 잃어가는 과정을 겪게된다.

그렇기에 호소니 감옥은, "고독"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천개의 창으로서, 야전 사령관께서 이런 교도소에는 무슨 일이십니까?"

"한개의 눈을 위해, 심문을 위해 방문했습니다. 협조 감사드립니다."

교도소장은 맥락도 없이 전선의 사령관이 방문한다고 하자 발벗고 아렌을 맞이한다. 그곳은 주변에 해자가 아니라, 아예 대놓고 큰 호수 사이에 띄워진 작은 섬이었기 때문에 교도소의 협조 없이는 방문조차도 어려운 지형이었다.

"얼마든지 협조하겠습니다. 조국을 위한 일이니"

교도소장이라는 작자는 제법 윗선에 목이 말라있는 인물 같았다.

"죄수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

"세그넌. 타라바오 세그넌입니다."

접수원이 아렌의 말을 듣고 서류를 확인하다가, 몇 장 지나지 않아 금세 사실 하나를 깨닫는다.

"말씀하신 죄수는 이송되지 않았습니다. 그.."

"그 자는 독극물로 자해해서, 현재는 사망 상태입니다."

아렌은 귀를 의심했다.

"불과 5일 전에 마지막으로 심문했습니다. 다시 한 번 확인해주십시오."

교도소장은 다시 한 번 그가 이미 사망 상태임을 알렸다.

왜? 비공정에서는 자신에게 건강하라고 말해놓고.. 그때도 썩 상태가 좋아보이진 않았지만 며칠 남기지 않았다고 죽을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아렌은 그와 친분을 드러낼 수도 없었고, 밀려오는 복잡함에 침을 삼키고는 그의 마지막 말대로 자료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럼 근 한달 간 본토로부터 이송된 죄수 명단은 있습니까?"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몇분 후 아렌은 서류를 건내받았고, 곧 건물에 준비된 면회 대기실에 앉아 그것들을 살펴보았다.

"중장님. 이제 2시간 뒤면 작전 지역으로 돌아가셔야합니다.."

반델은 촉박한 시간을 걱정하며 아렌에게 그렇게 속삭였다.

"알고있어. 징그러우니 저리 가"

"...예"

반델은 곧이곧대로 아렌에게 멀찍이 떨어졌다.

"소령, 잠시 시간이 나서 묻겠는데."

"말씀하십시오."

"근위대장이 그렇게 된 일에 대해서, 정말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나?"

"왜 말씀하시지 않나 했습니다."

반델은 뒷머리를 긁적이다가 웬일인지 아렌의 건너편에 앉아서는 모자를 벗었다.

"솔직히 이야기해도 될까?"

"예."

"근위대장이 그렇게 이야기했을 때, 그러니까.. 나에게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을 때, 나는 굉장히 분했어."

아렌은 서류를 읽던 시선을 옮겨 반델을 반듯이 바라본다.

"고작 부관인 자네한테 이런 얘기를 계속 해서, 귀찮게 만드는 게 굉장히 실례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그것과 별개로, 반델 네가.. 아무런 감흥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제일..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네. 내가 고작 소령을 본지 많아야 일주일이고, 우리가.. 그렇게 많이 친한 사이는 아니겠지만.. 그래. 소령도 그렇게 생각해?"

"..."

"민간인들을 죽여도 된다고?"

반델은 근위대대가 이 작전에서 후방으로의 임무가 확정되었을 때, 언젠가 이 질문이 자신에게 맞딱드릴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