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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우휠 8편
뒷배경

삶이란 길지 않다.

삶이란 짧다.

너무나도 짧아서

손에 움켜쥔 모든 걸

금방 잃어버리고 만다.

심지어는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게 아꼈는지도

그리고 그게 무엇이었는지

정말로 존재하긴 했던건지

그 모든 것에 의심이 든다.

두렵다.

─나는 그것이 두렵다.


붉은머리의 중년은 책을 덮는다. 계획이 진행된지 이제 고작 이틀이다. 남매에게 각각 다른 미끼를 던지고,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 그거면 충분하다. 그들은 의심하고 고민할 것이다. 이상한 일도 아니고, 예상하지 못한 일도 아니다. 그는 의심을 환영했다. 왜냐하면 자신이 바라고 있는 게 바로 그 '의심'이니까.

그러니 어리석게도 자신에게 저항한다고 해도 그들에게 기회를 앗아갈 생각은 없었다. 애시당초 이레프 가문이 아니라면, 자신의 계획은 성공할 수 없다. 전적으로 의지해야 한다. 그것이 왕도는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자신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절박한 심정 앞에서는 평생의 지론도 무시하는 법이다. 인간은 나약하다.. 병 앞에서는 더더욱 나약하다.

총통의 집무실에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온다.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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