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은 동아시아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유교 기반의 국가로, 14세기 태조 이성계의 개국 이래 수 세기에 걸쳐 정치·경제·군사·과학·외교 등 다방면에서 고도로 조직화된 발전을 이루었다. 조선은 명(明)의 제후국으로 있었으나 명의 멸망 이후, 소중화를 천명하고 후속 문명 국가로서의 자의식을 가지며, 문명 중심국 중 하나로 자처하였다. 동시대의 다른 동양 국가들과는 달리, 조선은 유교적 이상정치 구현을 위해 중앙집권적 체제 개혁, 기계공업 기반의 농공 병진 정책, 국제 무역 및 조세 금융 체계 정비를 선도적으로 수행하였다.
17세기 이후, 조선은 상제(相制) 및 팔부팔청(八部八廳)과 같은 복합적 정치제도를 정립하고, 면직물 중심의 공장제 산업과 원양통상망을 구축하여 동아시아의 강국으로 부상하였다. 특히, 조선은 임진왜란 이후 일본으로 출병하여 후쿠하라 막부를 실질적 영향권에 두었다. 이러한 대외 정책의 연장으로 일본 열도와 대만, 루손 등지에 군사·무역 거점을 운영하였으며, 청나라의 몰락 이후 남명 정권에 군사 및 외교 지원을 수행함으로써 요동과 만주 일대를 확보하였다. 이후 한족 중심의 새로운 중화왕조인 경국(暻國)의 성립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조선은 천자의 예를 중시하면서도 자국의 실리를 추구하는 실용 유교주의를 바탕으로 국제 질서 속에서 독자적 위상을 형성하였으며, 18세기에는 시민 주권 의식의 성장을 바탕으로 경성조선국제(慶成朝鮮國制)를 도입, 전제군주제를 탈피하고 입헌제로 이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본국은 국제 도량형 통일 회맹 및 무역 협약 체결에서 사실상 패국(覇國)의 지위를 확보하며, 19세기 중반까지 경나라(大暻)와 함께 동아시아 질서 유지의 핵심 세력으로 작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