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스트랜드 시즌 2 달라진 것은 없다

Choijy (토론 | 기여)님의 2023년 11월 4일 (토) 15:19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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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0 (프롤로그)

0-1. 이변


아리사: 그날, 대광장에 모두가 모였던 날에 하늘은 검게 변하였다.
아즈사: 갑자기 흰 섬광이 하늘을 가로질러 소르다네 땅에 별빛처럼 쏟아져 내리더니,
료타: 그분, 가이아 집정관께서 우리 앞에 현신하셨다.
: 그날 우리의 눈 앞에서 벌여진 단편적인 사건의 연속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음에도...
: 분명 그랬음에도, 우리는 아직 우리가 정확하게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
마사히로: 그러나 우리는 이것만큼은 알 수 있었다. 그날 하늘에서 빛나던 하얀 빛은,
아리사: 그날 광장에 모두가 봤던 그것은...
아코: 그래, 우리가 목격한 그 섬광은...
모두: 우리에게 알수 없는 무언가가 일어난다는 걸 경고하는, 그런 빛이었음을.

이야기는 시즌 1에서 이어진다. 모두가 광장에 모여 모두를 위해 약속된 평화에 환호하고 있을때 나타난 검은 하늘과 흰 섬광은, 이 세상의 네 집정관 중 하나인 땅의 집정관 가이아의 말을 빌려 「이변」이라고 일컬어졌다. 이변이 일어나자마자 가이아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인 오페스토 대광장에 현신한 뒤 사람들에게 '이변이 일어났지만 집정관들이 해결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남긴 뒤 다시 하늘로 날아갔지만, 그녀의 말은 사람들의 혼란을 잠재우기에 충분치 않았다. 곧 대광장이 시끌해지고 삼국의 지도부들도 현재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가운데 하야세 한이 일단은 조약을 끝맺어야 하지 않겠냐고 먼저 말을 뱉었고 결국 조약은 허둥지둥 마무리되고 만다. 사람들은 돌아가면서도 마안 대륙에 무슨 일이 닥쳤는지에 대해 나름 저마다의 추측을 내놓곤 했고, 밤이 되어도 아무일이 일어나지 않자 다들 가슴속에 찝찝함을 품고 밤을 맞았으며 그렇게 이변이 일어난 첫번째 날이 지나갔다.

0-2. 후일담1

통칭 '이변'이 일어난 지 며칠이 지나도 무언가 엄청난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세계의 종말이 시작된다며 호들갑을 떨던 몇몇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니 잠잠해졌을 뿐이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이변 이전과 같은 평화로운 삶을 여전히 누릴 수 있었다. 그렇게 상황이 안정되었으나 각국에는 또 다른 문제점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이:아리사, 해낼 수 있어? 귀족들 콧대는 꽤 높다고. 너도 알잖아?
아리사:너무 잘 알지. 그래서 그 결과가 어떻게 됐지? 대부분의 가문이 지들 식구 챙기느라 바빠서 정작 넓은 시선으로는 우리들의 고향을 바라보지 못했어. 저항군을 지원한 가문은 칸노, 이바라기 등등 극소수였다고. 게다가 츠치나가 가문은 아예 소르다네의 앞잡이로 전락해버렸어. 사막 밖에 거대한 위협이 우리를 고향을 옥죄고 있었을 때도 그렇게 협동이 안됐는데, 지금 와서 우리같이 확실한 무력을 보유한 집단이 화친을 주도하지 않으면 언제 사막의 여러 가문들이 단합할 수 있겠어? 지금 웨이스트랜드에는 통합이 필요해. 그것이 사람들이 잘 사는 길이야.

먼저 웨이스트랜드에서는, 소르다네의 침략 훨씬 이전부터 곪아온 각 도시끼리의 소통의 부재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도시를 지배하는 가문끼리 자급자족하였기에 문제가 없었으나 레지스탕스라는 범지역적 단체가 생겨나면서 보급 등을 위해 도시간의 상호작용이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제 3차 웨이스트랜드 침공까지만 해도 레지스탕스의 최우선 활동지는 이바라기시 인근이었기에 문제가 잘 부각되지 않았으나 전쟁 승리 직후 레지스탕스의 입지가 웨이스트랜드 전체로 확대되었기에 행정적 효율성과 치안 강화를 위해 도시간의 통합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이에 아리사는 웨이스트랜드 협력 기구를 만들어 각 도시끼리의 갈등을 중재하고 화친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각 도시끼리의 입장이 매우 완강해 잘 흘러가지는 않고 있었다. 그렇게 아리사가 고민하던 와중, 그녀에게 매우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아이:아리사, 그러고 보니까 아까 누가 널 만나고 싶어하던데?
아리사:응? 누구? 그렇게 격식차려서 만남을 요청할 정도면 후우카는 아닌 것 같은데...
아이:쪽지를 보니깐... 호소... 카와의 히나타라고 말하면 누군지 알 거라는데? 호소카와 가문이라면 옛날부터 우에스기 가문을 보좌하던 가문이잖아.
아리사:응, 그렇지... 잠깐만, 히나타??? 히나타라고???

그 손님은 바로 호소카와 히나타였다. 그녀는 우에스기 가문을 대대로 보좌해온 가문인 호소카와 가문의 장녀로, 지금은 웨이스트랜드의 성소인 '리차트 성소'를 수호하는 '게마트리아'의 수장직을 맡고 있었다. 당연히 아리사와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그녀가 도시 통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찾아온 것이었다.

아리사:히~ 나~ 타~ 오랜만이야~! 이게 얼마만이야? 한 4년만에 보는건가? 진짜 많이 컸다! 기억나? 우리 예전에 가문 교류회때마다 만나서 뛰어놀고 그랬는데~
히나타:아, 네, 아가씨, 그, 우으...
아리사:아이 참, 아가씨가 뭐야 아가씨가~ 옛날처럼 편하게 언니라고 불러야 히나타지~. 아 참, 그래서 오늘 어떻게 이렇게 찾아오게 된 거야?
히나타:(이제야 본문을 꺼낼 수 있겠네...)다름이 아니라, 아가씨께서 요즘 웨이스트랜드 협력 기구 건에 대해 고생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겁니다. 아가씨, 비록 지금 아가씨께서 출가하셨다 해도, 아가씨의 위치는 우에스기 가문입니다. 웨이스트랜드 제 1의 가문이자, 오래전부터 수많은 귀족들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온 것으로 모든 가문에게 존경받으며 심지어 츠치나가 가문과도 원만하게 지내는, 그런 가문이 우에스기 가문인 건 아가씨께서도 아시겠죠. 아가씨께서 그 위치를 적극 활용하기만 하시면, 도시들을 통합하는 건 일도 아닐 겁니다. 지금 도시들이 레지스탕스에 협조하지 않는 이유는 레지스탕스가 어쩌면 그들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니, 우에스기 가문의 사람으로써 접근하시면 그들은 쉽게 누그러질 것입니다. 만에 하나 가주님께서 아가씨를 지원하신다면 효과는 곱절이 되겠죠.

히나타의 조언은 간단했다. 무력 집단인 레지스탕스로써가 아니라, 명망이 높고 모든 가문에게 사랑받는 우에스기 가문의 일원으로써 이번 안건에 접근하게 되면 다른 가문들도 쉽게 따르리란 것이었다. 아리사는 감탄했으나 히나타는 아직 말이 끝나지 않았다며 그녀의 충고를 이어나갔다.

히나타:아가씨, 제가 오늘 여기 온 이유는 단지 협력기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디 위해서가 아닙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시작된 곳, 말하자면 이 세계의 주소... 그러니까 리차트 성소가, 뭔가 이상합니다. 뭔가 일어나리라는 것을 예고하는 듯한... 아마도 그 '이변'과 관련이 있겠지요. 아무튼, 앞으로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건 확실하니... 아가씨께선 알아놓으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위험에 미리 대비해서 안 좋을 건 없으니까요.

그녀의 이해할 수 없는 말에 아리사는 갸우뚱했으나, 호소카와 가문 사람들은 대대로 리차트 성소의 기운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에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히나타의 조언을 받아들여 협력 기구를 설치하고 제 1차 협력 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이후에도, '뭔가가 일어난다'라는 경고는 아리사의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0-3. 후일담2

마사히로가 한에게 그 말을 들었던 날은 거사로부터 8일 뒤, 그러니까 오페스토 조약 체결 바로 당일이었다. 그 때 마사히로는 조만간 있을 연설에 꽤 긴장하고 있었고, 그런 마사히로에게 한이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

:마사히로 전하.
마사히로:아, 한 장관님. 무슨 일이시죠?
:전하께서는, 이번 일로 폭풍이 지나가셨다고 생각하고 계십니까?
마사히로:...네?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폭풍의 눈 가운데에 서 있는 사람은, 방금 폭풍이 자신을 완전히 지나간 줄로만 안다고...
마사히로:한 장관님께서 하신 말의 의미는...
:마사히로 전하, 저는 지금 우리가 폭풍의 눈 속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폭풍은 완전히 지나간 듯 하지만, 실제론 그 반절만 통과했을 뿐이죠. 제 직감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폭풍의 나머지 공세를 모두 견뎌내야 한다는 것을요.
마사히로:...

오페스토 조약 체결을 위한 7일간의 특수계엄령이 끝났다. 으루디우의 근간을 뒤흔들어 놓았던 지난번의 사건은 철저히 기밀로 유지되었던 더 나은 시대 작전과 순식간에 이루어진 미라클 작전으로 인해 대중들에게 그 인과관계가 알려질 시간이 적었다. 정부가 계엄기간동안 급하게 이치로 수상의 만행을 알렸다지만, 적지 않았던 수상의 지지자들에게 정부의 입장은 그저 제한군주제를 무너뜨리고 황권을 극도로 끌어올리려는 황실의 음모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결국 계엄령이 끝난 순간, 친 이치로계 언론들은 곧장 기사들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친 이치로 세력, 이치로 재단 설립... 황실의 모순에 맞서겠다는 입장 밝혀>
<마사히로 친왕 주도의 미라클 작전, 황실의 입지만 키워... 정말 필요한 작전이었나>후우카:젠장! 그 언론사 사람들... 이치로의 추악한 이면은 전혀 헤아리지 않고 황실만 공격하잖아.
마사히로:후우카 씨, 서로 바쁜 상황에 이렇게 어렵게 전우들을 만났는데... 너무 화내진 말아주세요. 그리고 저도 그에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황실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권한 같은건 없습니다. 침해할 생각도 없고요.
후우카:아니, 전하. 그 녀석들이 지금 전하와 폐하를 끌어내리지 못해 안달이 났는데, 이렇게 눈 뜨고 지켜보기만 하실 거에요? 차라리 제게 맡겨주시면, 제 동생들 데리고 직접 그놈들 회사로 쳐들어가서...
준코:그, 말씀 중에 죄송한데요... 물론 후우카씨 마음만은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무턱대고 쳐들어가면 마사히로도 그렇고, 황실도 그렇고 입지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달까요... 앗! 그렇다고 해서 후우카씨가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후우카:...아니에요, 제가 너무 흥분한 거 같아요. 아무튼, 이전보다도 더 구체적인 정황을 발표하든가 해서 뭐든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건 사실이에요. 이대로 국민들 대부분이 언론에 선동당해서 황실을 악으로 여기게 된다면... 후우, 상상만으로도 최악이에요.
마사히로:그렇지 않아도, 2차 입장 표명의 준비가 거의 다 돼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쾅!후우카:...! 방금 그 소리는 뭐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국정을 농단한 황실과 전범 마사히로는 물러나라!"
전면적 의원내각제를 시행하라! 악마같은 소르다네를 공격하는 게 뭐가 나쁘냐!"마사히로:...
후우카:저 깃발 좀 봐요, 이치로 연대의 상징이에요! 이치로 연대가 결국엔 대규모 시위를 시작한 게 분명해요! 이 인간들이 기어코...
마사히로:...옆나라를 악으로 여기는 막강한 증오의 감정...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걷만 믿는 우민들의 심리... 언론사들은, 이걸 캐치한 거였어...
후우카:...전하?털썩후우카:전하! 왜 이러시는 거에요, 정신 차리세요! 준코 씨, 밖에 경호원들 좀 불러와줘요! 빨리요!
준코:앗, 네... 넵!
후우카:전하, 정신 차리세요... 왜 이렇게 된 거야...

그렇게 이치로 재단이 주도한 시위는 시작되었다. 황금의 거리에 울려퍼진 시위대의 고함은 마치 황궁에 번지는 거대한 화염과도 같았다...

0-4. 후일담3

의사:분명 건강에는 이상이 없으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깨어나시지 못하는 이유를 가늠할 수 없지만요...
후우카:사람들의 시위에 충격을 받으셔서 기절하신 것 뿐이잖아요? 병도 없이 이렇게 오래 누워계실 분이 아니에요. 진단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요?
아코:후우카 씨, 진정하세요. 일단 진료 결과가 그렇게 나왔으니 얌전히 기다리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리고, 2차 입장 표명에 관해서는...
카이세이:폐하, 그 부분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현재 의식이 없으신 마사히로 전하 대신 저희 친위대가 대신 단상에 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이치로 정권의 만행을 증명시킬 증거도 충분히 모였습니다.
아코:그렇다면 안심이군요... 지금은 임시 수상의 안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치로 전 수상의 사망으로 인한 혼란을 해결하는 게 우선입니다.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사히로가 쓰러진 지 3일이 지났다. 아직 마사히로는 깨어나지 못했지만, 그동안 이치로가 직접 서명한 범법 문서들이 여럿 발견되었으며, 아야카의 증언도 정부에 힘을 보태주었다. 무엇보다 이치로 재단의 시위가 근본적으로 얄팍한 거짓 선동으로 시작되었기에 첫날 이후로는 그리 과격하지가 않아서, 정부에게 오히려 시간을 벌어준 꼴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2차 입장 표명을 통해 국민들에게 진실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고, 얼마 안가 이치로 재단은 재정난으로 해산되고 말았다. 그리고 2차 입장 표명 일주일 후 마사히로도 다행히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