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본 문서에선 그림자놀이 세계관의 전반적인 설정에 대해 다룬다. 자세한 세부설정은 각 항목마다 하위문서에 상세히 서술한다.

그림자놀이

황금시대의 개막과 함께 모든 존재는 햇빛의 축복을 통해 생명과 따스함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일식 이후 눈보라의 7년이 시작되며 축복의 땅 대부분은 죽음의 서리로 축복받았고, 오직 세계 곳곳에 위치한 황금률 성전만이 황금시대 문명의 최후의 보루가 되었다.[1] 성전에 서린 실낱같은 햇빛으론 성전 밖의 죽음의 냉기를 이겨낼 수 없었기에, 황금률 성전은 어둠과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영웅을 원했다.

그렇게 어둠의 축복이 서린 파편을 몸에 심고 달의 권속이 될 사람들이 나타났고, 이들은 생명을 꺼트리는 눈보라에도 굴하지 않고 설원을 누볐다. 다른 성전을 오가고, 눈밭에 파묻힌 황금시대의 유적을 파헤치며 성전의 의뢰를 수락해왔다. 이 영웅들은 달의 권속이 되며 성전으로의 출입도 불가능했으나 그들이 가진 사명감은 꺾이지 않았다. 영웅들은 성전을 받치는 기둥이었고, 설원을 누비는 전설적인 영웅이었다.

눈보라의 7년 동안 지역 각지의 황금률 성전은 치명적인 빛의 부족에 시달렸고, 그 위기를 이끈 것은 신앙심 가득한 후광의 성인들이었다. 헤일로를 끼고 나타나 만인의 존경을 받는 그들은 넘치는 축복으로 기적을 일으켜 성전에 푸른 하늘을 다시 돌려놓았다. 따스한 빛이 돌아오자 모험가들을 대하는 분위기는 그들의 몸에 심은 달의 파편마냥 차가워졌고, 이내 그들은 성전 지하의 하수도로 내몰렸다.

후광의 성인이 등장하며 성전의 세간에는 신앙에 대한 만능주의적 시선이 생겼고, 곧 신앙심을 통해 황금시대로의 회귀를 도모하는 신앙복원주의가 대세가 되었다. 곧 신앙심이 떨어져 빛의 축복을 몸소 보이지 못한 사람들은 성전의 따스함에서 추방당하였고, 많은 이들이 성전 외곽으로 쫒겨나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아스라한 온기에 의존하게 되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자 점점 성전 외곽은 도시화되었고, 이내 대부분의 성전이 이러한 형태로 발전하여 성전도시가 되었다. 그리고, 내몰린 이들 중 일부는 달의 추위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달의 파편을 몸에 심고 모험가가 되길 원하였고, 실로 그리 하였다.

점점 하수도의 모험가는 신앙이 부족한 자, 성전에서 죄를 지은 자 등이 모이는 질 나쁜 집단으로 변모하였으며, 성전 밖의 역겨운 설원에 추잡한 일이나 맡길 황금도시의 잡심부름꾼 따위의 취급을 받게 되었다. 한 때 영웅으로 칭송받던 모험가의 위신을 추락하였고, 달의 어둠을 따른다는 의미의 그림자라는 멸칭이 붙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수주하는 의뢰는 모두 시덥잖은 그림자놀이 취급을 받았다.

이러한 멸칭은 시간에 따라 굳어져 모험가 본인들에게도 통용되었고, 어떤 의뢰에 대한 계획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을 전부 그림자놀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축복의 땅

본 항목에서는 축복의 땅에 대한 대략적인 설정을 서술한다. 축복의 땅에 대한 공간배경적 설명에 대해서는 해당 문서 참고.

축복의 땅에서 본질과 의미는 실체를 가지게 된다. 그렇기에 어떠한 본질 자체를 상징하는 신격들은 자신의 본질로 가득찬 세상을 가지기 위해 축복의 땅으로 몰려들었고, 그들은 서로 축복의 땅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싸우게 되었다. 신격의 축복에 의해 만들어진 세상은 오직 신격이 추구하는 가치와 의미를 위해 존재하기에, 현실의 물리적인 세계와 축복의 땅은 상당히 거리가 멀다. 무생물인 흙과 돌, 바람이나 물 따위마저도 모두 축복을 통해 의미를 가지게 되며, 당연히 어떤 신격의 영역에서는 그런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태양이 축복의 땅을 평정하고 생명과 따스함의 빛으로 세상을 축복하면서 축복의 땅은 생명이 살아가는 땅이 되었고, 이는 곧 황금시대의 개막을 뜻하였다. 이는 일식 이후 달이 세상을 지배한 뒤에도 마찬가지로, 축복의 땅은 죽음과 함께 차갑게 식어가는 땅, 긴 겨울의 땅이 되었다. 비록 달이 축복의 땅을 온전히 삼키지 못하여 여전히 삶과 죽음의 모호한 경계에 걸쳐 있으나, 축복에 땅에 강하게 서려있는 삶과 죽음의 개념은 제대로 탈피하지 못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인간이 탄생하며 그들이 수많은 새로운 의미를 만들고 생명의 가치를 드높이며 태양은 더욱 강력해졌다. 그렇기에 수많은 신격들은 인간을 탐하였고, 인간이 자신을 따르며 그들의 축복을 받길 갈망하게 된다.

일식 이후, 달이 세상을 죽음과 서리로 축복하는 고리의 지배가 시작되었으나 의문스럽게도 달은 그 어떠한 방식으로도 직접적인 영향력을 축복의 땅에 펼치지 않았다. 과거 태양이 세상을 지배하던 황금시대와는 달리 이교도의 신들은 방해 없이 축복의 땅에서 그들의 영역을 확장해나갔고, 특히 햇빛을 잃고 달의 축복에 의해 죽어가던 인간들에게 배교와 개종이라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였다. 눈보라의 7년 동안 수많은 인간들이 황금률을 배교하고 다른 신격의 축복을 받았으며, 이제 축복의 땅은 끝나지 않는 밤에서 여러 신격들이 긴 겨울의 땅의 패권을 두고 새로운 뒤엉킨 시대를 열게 되었다.

신격과 종교

일식 이후 태양과 황금률의 마녀사냥이 의도치않게 좌절되자, 황금률의 감시 속에서도 암약하던 수많은 신격들의 밀교가 급부상하게 되었다. 눈보라의 7년과 함께 꼼짝없이 차가운 달의 축복을 받아야했던 인간들은 죽음을 피하기 위해 황금률을 배교하였고, 고리의 지배 속에서 새로운 뒤엉킨 축복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본 항목에서는 분파와 이단, 밀교, 이교도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분파는 원형이 되는 종교에서 뿌리내렸으나 원형 종교와 반목하지 않으며 어디까지나 종파로서만 기능한다. 이단은 분파와 마찬가지로 원형 종교에서 분리되었으나 원형 종교의 교리의 핵심과 상충하며 기존 종교의 교리를 부정하여 원형 종교와 반복한다. 밀교는 고리의 지배에서 익숙치 않고 종교로 인식되지 않는 신비주의적 종교집단을 말한다. 이교도는 주류종교인 황금률에서 명백히 적대하는 타 종교집단을 말한다. 분파는 ○, 이단은 ●, 이교도는 ◆, 밀교는 ☆로 표시한다.

  • 황금률(태양)
    황금시대의 시작과 함께 존재했던 종교. 태양은 생명과 따스한 온기, 세상을 구분짓는 빛이다. 그렇기에 모든 생명들을 탄생시켰으며, 그들에게 삶을 지속해나갈 온기를 부여하였고, 빛을 통해 세상에 규율을 만들어냈다. 때문에 황금률은 태양의 따스함이 나타내는 생명에 대한 감사함, 그리고 빛이 부여하는 엄격한 규율에 대한 지속의지를 중요시한다.
    • 신앙복원주의
      후광의 성인이 나타나며 생겨난 황금률 분파. 근본적인 신앙의 회복을 통한 태양의 복원을 교리로 삼으며, 그 중에서도 태양이 가진 엄격한 규율의 빛의 속성을 중요시한다. 이들이 등장하며 달의 어둠을 품은 모험가들은 더욱 배척받으며 졸지에 그림자놀이 신세가 되었다.
    • 금깃 사원(황금새)●☆
      하늘과 가까워 햇빛이 잔뜩 축성된 고원의 사원들을 중심으로 생겨난 종교집단. 고고히 하늘을 날아다니며 가장 태양과 가까웠던 황금새를 숭배하며, 고리의 지배 속에서 새로운 태양이 될 수 있는 것은 황금새가 유일함을 주장한다. 황금률 이단이자 밀교.[2]
    • 속죄의 불 학파(붉은난쟁이)
      세상이 멸망한 것은 결국 태양이 그 온기를 잃어서이며, 온기를 잃은 이유는 인간들이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황금률 이단이다. 쇠를 불로 달구면 녹아내려 태초의 원형으로 돌아가듯, 세상을 다시금 원형의 축복으로 돌이키기 위해선 죄를 모두 씻어낼 속죄의 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을 이끈 무명의 붉은난쟁이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속죄의 망치를 신도들에게 주며, 속죄의 망치로 두드린 것들은 과열되어 녹아내리고 새로운 생명체로 재탄한다.
  • 고리교(달)
    본래는 공허교회라는 이름이었으며, 황금시대에도 황금률과는 반목하지 않았다. 일식의 형태가 고리를 닮아, 차마 위대한 달을 직접 부를 수 없어 고리 형태의 어둠이라 부르며, 그들을 따르는 자신들을 고리교로 자칭한다. 달은 세상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허무한 어둠이며, 차갑게 식어가는 공평한 어둠이다. 그렇기에, 고리의 우상을 숭배하는 고리교는 긴 겨울의 땅에서 살아남은 모든 생명체를 죽음으로 축복하고 세상을 평등한 죽음의 세계로 만들고자 한다.
    • 영 이끄는 사도◆●
      고리교 이단. 달이 죽음으로 세상을 축복하였다면, 사람들의 영을 이끄는 것은 달을 숭배하는 이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는 고리교 신도들이 모여 만들어진 모임으로, 밤의 권속들이 올바른 죽음의 형태로 끝맺어지도록 이들을 사냥한다.
  • 별 잇는 자들(별무리)
    일식과 함께 태양의 무수한 파편은 밤하늘 이곳저곳으로 퍼져나갔다. 그 파편들은 여전히 태양의 생명의 힘을 품고 있으나, 여전히 미약하다. 그렇기에 별 잇는 자들은 태양의 파편이 다시 맞추어져 과거의 온전한 태양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별이 흩어진 형태를 연구하며 별을 잇는 것이 그들의 사명이다. 별을 이어 만들어진 별자리는 제각각의 의미를 가지게 되며, 그 의미는 이들에게 새로운 축복을 전달한다. 그 뿌리가 태양신앙인 황금률이며, 본래의 교리인 태양신앙의 하위분파로서 존재하기에 이단으로 취급되진 않는다.
    • 유성따름
      이따금 밤하늘의 별이 그 자리에서 벗어나 이동하며, 이는 별자리의 규칙을 찾고 만드는 별 잇는 자들에게 부정한 별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유성이 다른 별과 달리 힘과 역동성을 지닌 새로운 태양의 씨앗으로 여겼고, 유성의 뒤를 따르며 유성의 힘을 모방한 별의 격류의 힘을 추구하게 되었다.
  • 구원의 용 교단(애벌레군주)
    애벌레군주는 완전한 모습으로 우화하는 애벌레 중에서도 으뜸의 존재며, 그가 상징하는 것은 완벽한 재탄생, 상승의지, 무한한 가능성이다. 애벌레군주는 축복의 땅의 모든 것을 먹어치우고 세상 모든 것이 자신과 하나되어 완전한 존재인 용으로 재탄생하길 꿈꾼다. 이러한 이상을 꿈꾸는 애벌레군주의 신도들은 애벌레군주를 예언된 구원의 용이라 믿으며, 애벌레군주가 세상을 모두 먹어치우기 위해 그에게 공물을 바친다. 그 공물에는 물론 살아있는 인간도 포함되어 있다.
  • 잔물결민족(영원의호수)
    과거 황금시대부터 있었던 종교집단으로, 북부 평야지대의 커다란 호수 위에서 생활하는 정교 일체의 소수민족에 가까웠다. 그들은 호수로부터 힘을 부여받으며, 그들의 독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영원의 호수는 정체된 흐름과 고요함, 평화를 상징하였으며, 때문에 잔물결민족은 호수 위에서 무적에 가까웠다.
    • 피의 회랑(창백한거머리)◆☆
      잔물결민족의 정체. 잔물결 민족의 실체는 호수 깊은 곳에 자리잡은 흡혈귀 집단으로, 교인들은 창백한거머리의 축복을 피에 대한 갈망과 피의 섭취를 통한 불로장생의 힘을 얻는다. 창백한거머리는 아무리 피를 빨아도 배고프며 창백하기에, 영원히 피를 빨아낼 수 있다. 하지만 그녀를 따르는 교인들은 인간이기에, 더 많은 피를 빨기 위해선 그녀와 같아져야 한다. 교인들은 피를 빨수록 창백하고 질척이는 점액질 몸뚱아리를 가지게 되며, 더 많은 피를 바라게 된다.
  • 검은 추종(곰팡이혀)
    곰팡이혀의 포자는 진실을 속인다. 환시와 환청, 환영을 만들며 믿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그건 신격도 마찬가지이며, 그렇기에 축복의 땅도 마찬가지다. 그의 혀놀림에 현혹당한 자는 머리에 곰팡이가 뿌리내린 것처럼, 독버섯을 먹고 이성을 잃은 자처럼, 세상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없다. 검은 추종은 그 거짓의 가르침을 따른다. 세상을 속이고 거짓으로 세상을 기만하는 것이 그의 가르침이다. 본래 밀교였으나 그 수가 늘어나며 고리교와 함께 황금률에서 가장 적대하는 이교도 집단이 되었다.
  • 눈 먼 자들의 집회(주시자)
    고리의 지배와 함께 생겨난 신앙복원주의는 치유할 수 없는 장애에 대한 멸시로 이어졌다. 치유할 수 없는 장애란 곧 부정함을 뜻하였기에, 그 중에서도 태양의 눈부신 황금빛을 보지 못하는 맹인들은 가장 부정하게 여겨져 성전에서 추방당했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맹인들은 빛을 잃고 달에 축복받아 생명을 잃어갔으나, 잃어버린 시야 속에서 희미한 자줏빛이 일렁였다. 그 빛은 황금시대에는 하찮은 신격이었던 주시자였으며, 주시자는 맹인들을 홀려 자신의 권세를 늘렸다. 주시자는 맹인들에게 축복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자신의 시야를 빌려주었고, 그 축복을 하사받은 맹인 교인들은 주시자의 명령에 충성한다.
  • 정화 교회(노란안개)
    정화 교회는 태양의 넘치는 생명이 오히려 삶의 소중함을 무가치하게 하며, 달의 공평한 죽음도 삶을 앗아가는 독재적 면모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인간이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주체적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고통이며, 노란 안개는 그런 깨달음을 얻은 자들에게 지독한 악취와 살이 문드러지는 피부병을 전달한다. 고통 속에서 세상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정화 교회의 신도들은 끔찍한 고통을 흩뿌리는 노란 안개를 세계에 퍼뜨려 소중함의 가치를 세상에 설파하려 한다.
  • 화원수도원(꽃보라무녀)
    기생숲을 지키는 작은 밀교.

축복의 뒤엉킴

이미 뒤엉킨 축복의 시대를 거치며, 신격들은 그들이 축복의 땅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며 다른 신격과 마찰을 빛는 것이 위험함을 알고 있다. 축복은 관념이 현실이 되는 것이며, 관념은 쉽게 변질되고 모호해진다. 관념의 충돌 과정에서 타협할 수 없는 영역 역시 생긴다. 변질되고 섞이는 관념은 본래 존재해선 안 되는 똬리를 만들어내며, 관념의 충돌은 축복의 강한 마찰 속에서 경계의 부산물을 만들어낸다. 이들은 존재 자체만으로 신격에게 위협이 되며, 이미 존재하는 똬리와 부산물들을 피해야만 한다. 뒤엉킨 축복의 시대에서 신격들은 축복으로 빚어낸 화신들을 통해 똬리와 부산물을 사냥하였다. 그러나 그들을 따르는 외부의 추종자, 인간이 나타나며 그 역할은 그들 종교의 숭배자에게 넘어갔다.

신격들과는 별개로, 축복의 뒤엉킴을 경계하며 이들을 해결하기 위한 조직도 결성되었다. 이들은 뒤엉킴이 축복의 땅의 종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깨닫고 지위나 종교,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만들어졌다.

  • 결함연맹
    똬리와 경계의 부산물에 의해 축복의 상실과 파괴를 겪은 자들. 본래라면 축복으로 인해 태어나 축복으로 구성된 인간들이 축복의 상실과 파괴를 겪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들은 겪었고, 그렇기에 종교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 그들을 구성하는 축복이 망가지며, 이들은 필연적으로 결함이 생겼다. 대신 그 결함있는 자들은 서로 뭉쳐 결여된 힘을 만들었다. 결여된 힘은 축복을 통해 축복의 부재를 만들기에, 똬리나 부산물과 마찬가지로 축복에 반하는 힘이다.
어떤 것도 완벽히 들어설 수 없는 완벽한 원은 신이다. 구겨질지라도 침범을 허용치않는 일그러진 원은 인간이다. 그러나 우린 부서진 원이다.
흠집나고 찢어져서, 그래서 서로를 이으면 더 큰 원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저마다의 원일진데 우리만 볼품없게 바스라졌다면 차라리 하나되자. 거대한 하나가.
  • 똬리
    축복의 뒤엉킴은 극단에 가서 똬리를 만들어낸다. 똬리는 본질이 물고 물어 만들어진 근본적인 모순을 의미하며, 본질추구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린다. 그렇기에 똬리와의 상호작용은 일방적이며, 똬리의 앞에서 모든 축복은 무력하다.[3] 의미의 상실을 만드는 똬리는 신격에게 가장 큰 위협이며, 휘말릴 경우 그 신격 역시 똬리와 하나가 될 것이다. 다만 똬리가 원하는 것은 그저 뒤엉켜 잃어버린 자신의 의미일 뿐이다. 의미의 상실에서 느끼는 공허함에 똬리는 분노하고, 그렇기에 모든 축복의 모순과 소멸을 바란다.
  • 경계의 부산물
    신격의 고유한 영역이 뒤엉키며 격렬히 부딪히는 것은 곧 의미의 충돌을 의미하였고, 그 마찰의 극단에는 이성잃은 논리가 있었다. 이성잃은 논리는 모든 것을 반박하며, 의미의 파괴를 바란다. 그렇기에, 경계의 부산물은 반드시 축복에 반대한다. 오직 축복에 구멍을 내고 부수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반대로 말하자면, 축복이 사라진 세상에는 경계도 없고, 경계의 부산물 역시 존재할 수 없다.





  1. 어디까지나 황금시대의 문명 뿐이며, 고리의 지배 시대부터 늘어난 수많은 이교도 또는 이단 집단은 황금률 신도와는 별개의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며, 애초에 생명의 근원인 황금률을 등진 순간부터 인간과는 거리가 멀어졌다고 봐야 한다.
  2. 요컨데 황금률의 교리에는 반하나 그 정체가 황금률에 드러나지는 않았다.
  3. 당연히, 황금시대와 함께 축복에 땅에 보편화된 물리적 상호작용역시 축복에 의한 것이므로, 기적이나 권능 따위의 신적 힘 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적대도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