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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분류:서풍/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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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background:#050F1C;border:2px solid #99A6B6;padding:10px 25px 30px 25px; margin:30px -17px 0px -17px;color:#C4D2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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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크기|17|'''부정오류'''}}<br>{{글씨 크기|9|2031년 5월 4일, 런던 카나리 워프}}<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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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ss="wikitable" style="max-width: 550px; width: 100%; margin-left: auto; margin-right: auto; border: 2px solid #99A6B6; text-align: center; font-size: 10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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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일어난 것은 10시간전, 영국의 심장부가 관통 당한 것부터 였다. <br>
 
사방이 무채색의 벽지로 둘러 쌓여있고 벽면에는 작은 사진이나 포스터가 붙어있는 전구 하나 달린 8평 남짓의 오피스룸이었다. 푸른 카페트가 깔린 바닥에 있는 '영국 비밀정보국'이라는 문구와 로고만이 이곳이 어떤 곳임을 알 수 있는 요소였다.
 
천장에서부터 내려 온 화이트보드에는 런던 지도가 크게 인쇄되어 붙어 있었다. 한면에는 투입된 요원들의 명단이, 한면에는 웨스트민스턴으로 부터 날라온 공문서가, 지도 위에는 끔찍한 현장이 적날하게 찍혀있는 사진과 사건 사이의 관계를 추론하기 위한 붌은 색 선이 그려져 있었다.
 
한 남자는 손을 모은체 곁눈질로 테이블 위에 놓인 몇개의 문서 더미를 처다보고 있었고, 한 남자는 노년에 가죽 자켓을 입은 여자의 눈을 피하며 앉아 있었다. 문서에는 이스라엘 정보특수작전국과 중국 국가안전부의 인증 문양이 적혀 있었다. 도저히 서로 양립 할 것 같지 않은 정보기관들이 이 일에 관여하고 있었던 것이다.<br>
 
"텔아비브에서 온 정보원들이 막 들어왔습니다."


"바실로프 관련인가?"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우중충한 하늘이 보이는 테라스가 눈에 보였다. 겨울 새벽의 런던에는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아래를 내려보자 '원 캐나다 스퀘어'를 중심으로 가게 앞을 청소하는 카페의 직원, 진눈깨비를 뚫고 지하철로 향하는 직장인들, 우산을 쓴 채 분주하게 걸어다니는 관광객들이 눈에 들어왔다. 영국인들의 패션은 눈에 띄지 않았다. 특히 고층건물들과 고급 오피스들이 자리잡은 카나리 와프에선 더욱 그럴 것이었다. 그녀는 손에 쥐고 있던 작은 종이 봉투와 함께 난간에 손을 기댔고 똑같은 풍경이 지겨워 졌는지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그녀의 시선은 자신이 타고 올라온 엘리베이터를 향햤다. 그레이색 롱코트와 넥타이가 보이는 셔츠, 깊게 눌러쓴 중절모가 눈에 띄는 한 남자가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습니다. 바실로프의 정보가 어떻게 빠져 나갔는지 파악된 것 같습니다."<br>
남자의 말에 여자는 전화를 끊고 그에게 다가갔다.


그는 자연스럽게 옆에 비슷한 자세로 자리를 잡았고 템스강을 바라봤다. 레저용 요트와 유람선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있고 다리 위의 사람들은 고개를 숙인채 걸어가고 있었다.<br>
"4시까지 브리핑 준비하게. 국장님을 모셔오지."




"경치가 정말 절경입니다. 자리 하나는 정말 잘 잡으시는거 같습니다." 남자는 시선을 밖에 두며 입을 열었다.


"당신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의외 인걸요?" 그녀는 확실히 키이우 억양으로 말하고 있었다.
*{{글씨 크기|17|'''부정오류 - 1'''}}<br>{{글씨 크기|9|2031년 1월 26일, 런던 M-I6 본부 지하}}<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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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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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는 자리 잡을만한 곳이 있었습니까?"
오전 4시, 오퍼레이터룸은 분주해 지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 와본적이 있었다.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적 행동, 칼리프당 일원들의 테러 행위와 같은 안보 위기 상황마다 최고 고참으로써 상황을 대처하곤 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새로운 위협에 대한 공포가 이 공간을 가득채우고 있었다. 국가로 부터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는 정보 기관의 정보력은 생각보다 뛰어나다. 전세계의 이름이 알려진 정보기관들은 적성국의 군사 자산의 숫자, 각 차량의 이동 경로와 연료량의 변화까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일은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정보력을 가진 MI6의 감시망을 뚫고 벌어진 일이었다. 현장에 있던 모두 알 수 없는 미지적 존재에 대한 공포를 경험하고 있는 듯 했다.


"싸구려 여인숙마저 없었어요... 모두가 길바닥에 누워있었고 드럼통에 불을 붙이고, 몸을 녹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어요."
나는 걸음을 재촉하며 브리핑실로 향했다. 문을 엶과 동시에 각기 다른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따라 걸어들어 왔다. 보라색 셔츠를 입은 한명은 영국 경시청 청장, 두터운 실크 모자를 쓰고 흰 수염을 기른 한명은 비밀정보국 국장 그리고 회색 후드티에 뿔테 안경을 쓴 왕립 디지털보안정보국<small>(RDSIA)</small> 장관과 투입 준비중인 7명의 오퍼레이터들 이었다. 나는 어두컴컴한 방에 프로젝터를 쏘아 시선을 집중시켰다.<br>


남자는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br>
"....아시다시피, 10시간전 우리의 표적이었던 바실로프가 당했습니다. 바실로프는 전(前) 디지털안보국 정보원으로 '유령기억' 기술을 인위적으로 발생 시키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러나 얼마 뒤 정보를 들고 잠적했고 러시아에 보호를 요청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령기억 기술이 러시아측에 유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바실로프는 M-I6의 최중요 표적이었고 그를 쫓고 있었으나 우리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사망했습니다. 즉 누군가 우리 정보를 빼내고 있던 겁니다."
"런던에서는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보금자리 하나 없이 살고 있습니다. 모두들 현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래를 보고 달려나가고 있지만, 미래는 너무나 불안정한 존재입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다리를 전력 질주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죠"


"샌들러, 본론만 말하지 너무 길어지는거 같아."


남자는 자세를 바꿔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가죽 코트와 통넓은 바지를 입고 있었고 옷에 잔뜩 묻은 무언가를 지운 듯이 축축하게 물에 젖어있었다. 입에서는 입김이 나오고 있었고 남자의 모습이 낯이 익은 듯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그의 눈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시간 만큼은 이 공간에 단둘만 남은 듯한 느낌이었다.<br>
"아, 저희가 바실로프의 인공신경망을 해독했습니다."


"옛날에는 무슨 일을 하셨습니까? 어떻게 런던까지 오신건지.."
"우리쪽 타겟을 가로첸 놈을 찾은건가?"<br>
RDSIA 장관은 자신의 안경을 살짝 들어올리며 당황한 듯이 말했다. 사실 RDSIA는 사건이 일어날때 부터 초초한 모습을 감출 수 없었다. 가장 먼저 조사하고 추적하던 바실로프가 갑작스럽게 죽었으니 이 책임은 그들에게 돌아갈 것이 뻔했다.
<br>


"하르키우에 있었을 때 였어요. 참나무들이 길을 따라 나있는 농장 근처에서 살았었는데 하늘은 항상 지금처럼 구름이 많았었어요. 잘사는 건 아니었고 모두들 가난한 농부들 이었어요. 그래도 모두들 삶을 즐기며 살고 있었어요." 그녀는 남자를 올려다보며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
"아직 놈이 남긴 털 하나 찾지 못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찾는 놈 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타겟의 인공신경망을 해독한 결과 누군가로 부터의 인위적인 전기 신호 조작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바실로프는 인공신경망을 통해 누군가로 부터 역정보를 주입받고 자살한 것 입니다. 즉 유령기억 현상이 행동에 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것 입니다."


"근데 이후 전쟁이 일어났고 오빠는 제일 먼저 입대해 최전선으로 배치되었어요. 며칠, 몇달이 지나도 소식이 들지 않으니 저희 아버지도 전쟁터에 나갔고 그렇게 저는 유일한 가족을 전부 잃었어요."
"국장님, 이번일은 미대사관 사건과 유사합니다. 아니, 훨씬 심각합니다. 우리 정보가 숨어있는 누군가에게 계속해서 도난 당하고 있습니다."
클린트는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게 내 편을 들어주었다.<br>


"유감입니다. 애들러양"<br>
누가 고도로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비교할 수 없다고 했나? 이곳에 있으면서 그런 마법들을 수없이 봐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미스터리 한 것은  유렁기억임이 틀림없다. 몇년전, 주이집트 미대사관에 망명해 있던 사회운동가가 살해 당했다. 보안 등급이 높은 대사관에서 벌어진 사건이었지만 목격자들의 진술은 하나 같이 달랐다. 누군가는 독살, 누군가는 총기난사, 심지어 한명은 그 날의 기억 자체가 없었다. 결국 사건은 미궁 속을 빠졌다. 현재까지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나, 핵심 인원이었던 내가 영국으로 다시 발령을 난 것으로 미루어 볼때 더 이상의 조사가 의미 없음을 깨달은 것 같다.  이 사건을 깊게 조사한 나는 가끔, 내 자신의 기억 마저 의심하곤 한다. 내 이름, 내 생일, 내 가족까지 전부 노트에 적어봐야만 비로소 그 의심이 사라진다.  


불행중 다행히, 국장님은 우리에게 협조적이었다. 영국 정부는 작전 수행을 위한 장비와 자금을 지원하였으나, 가장 중요한 CIA와 정보 교환이 여전히 무소식이었다. 영국 정부와 MI6측은 어떠한 정보도 받지 못한체 자체적인 힘만으로 모든 것을 떠안고 있었다. 결국, 이 사건의 처리를 위해서는 이집트 미대사관 사건을 위해 모사드와 협력하던 나와 클린트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 결과, 우린 웨스트민스턴의 정치인들 뒷배로 둔 꼴이 되었다. 국장은 우리에게 작전을 허가하는 대신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하...." <br>
"두번 다시 이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 다는걸 알아둬, 이번으로 끝을 맺게 해야만 해"<br>
여자는 거칠게 숨을 쉬었고 한참을 기다리다 축처진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정말 힘든건 뭔 줄 알아요? 이 모든게 다 거짓 일수도 있다는 거에요."  
"명심하겠습니다. 국장님"


"제 이름은 매일 바뀌죠. 노바, 에밀리, 미아, 엠마. 애들러.... 존재가 부정 당하는 느낌이에요. 혼란스럽거나 그러진 않는데 그저..."
이 일은 너무나 복잡한 사건들이 서로 연결된 골치 아픈 상황이었다. 국장님도 우리가 이번 작전을 마지막으로 이와 관련된 일의 연결고리를 끊고 싶은 욕망이 컸을 것이다. (+추가)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이젠 받아들어야 해요."<br>
남자는 '''모스크바 억양'''이 묻어나오는 영어로 진지하게 말을 꺼냈다.<br>


모두가 나가고 조용한 적막만이 남은 브리핑실에 나와 클린트만이 남아있었다. 클린트는 유리벽 넘어로 보이는 오퍼레이터 상황실의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는 듯 했다.


"오늘 당신을 만난게 후회 되는거 같아요. 누군가는 저를 이해줄거라 믿었는데.."
클린트와는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사이이다. 그는 과거 영국 해군 정보장교,  영국군 제30특수작전부대 출신으로 우수한 정보 처리 능력을 인정받아 MI6로 스카웃 받은 인재중의 인재였다. 두뇌로나 신체적으론 거를 타선이 없다. 하지만, 그의 한가지 큰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절대 남의 말을 듣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추가)


"이만 들어가보시는게 좋을 겁니다. 일단... 너무 피곤 하실테니."
"이집트에 있던 시절이 생각 나네, 그때도 이렇게 한 숨도 못자고 움직였었지."


----
"그것도 몇년 동안 말이죠."
<br>
 
"맞아. 그때 아랍어라도 좀 배우고 갈껄 그랬어, 3년 동안 말없이 지냈거든."
 
"그래도 다행입니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지 않습니까."
 
나에게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점이 있다면 옛날처럼 혼자 발로 뛰고 구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비밀정보국과 국방정보국(DI)이 손을 잡고 부정오류 작전을 실행, 나와 클린트는 그 작전의 중심이 되어 작전 진행을 담당하게 되었다. 기존의 작전권을 지니고 있던 높으신 분들은 이에 부정적이었지만 이번 일이 영국 정부에게 어떤 메세지를 남겼는지 국장님도 알아챈 눈치였는지 모두들 아무말 없이 우리에게 지휘권을 넘겼다.
 
(추가)


"이게 바로 신종 수법 입니다."<br>
이 작전이 쉽게 시행 될 수 있는데는 국방정보국 소속의 자율무기 전문가가 작전에 참여하기로한 덕이 크다. 프로필상으론 독일에서 태어난 여성으로 뮌헨 공과대학교를 졸업후 영국으로 이주해 국방정보국에서 일하며 5년전 일어난 예멘 자율무기 참변을 해결한 전적이 있었다.  
나는 마커펜을 들고 어떠한 사진을 가르켰다. 나는 손 위로 굵게 선 핏줄를 바라보며 내 자신을 믿어보기로 다짐하고 있었다.<br>




전구 하나 달린 3평 남짓의 방 안에서 6명의 정장을 입은 사내들이 둥근 테이블에 둘러 앉아 있었다. 사방이 무채색의 벽지로 둘러 쌓여있고 벽면에는 작은 사진이나 포스터가 붙어있는 평범한 오피스룸이었다. 푸른 카페트가 깔린 바닥에 있는 '영국 비밀정보국'이라는 문구와 로고만이 이곳이 어떤 곳임을 알 수 있는 요소였다. 천장에서부터 내려 온 화이트보드에는 런던 지도가 크게 인쇄되어 붙어 있었고 웨스트민스턴, 다우닝가, 버킹엄궁, 노동당 컨벤션 센터 등 런던의 핵심 장소들에 핀이 꽃여 있었다. 핀과 핀 사이에는 붉은색 선이 이어져 있었고 각 선들마다 수십장의 사진들과 무수한 질문들이 적혀 있는 포스트잇이 있었다.
(추가)


내가 가르킨 사진 속에는 뉴럴링크의 프로토타입 컴퓨터 칩인 XMAS가 신원 미상의 시신으로부터 적출되는 장면이 그대로 찍혀있었다. 지난 20일간 런던 전역에서 신원미상의 시신들이 대거로 발견되며 런던광역경찰청은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시신들의 공통점으로는 그들의 지문과 DNA와 같은 신원 정보들이 어떠한 기록이 남아있지도 않은 것이다. 사진 속의 남자는 북유럽계 남성으로 저번주에 템스강에서 사망한체 발견되었다. 이건 첫번째 사건이었다. MPS의 시신 부검 과정에서 작동중인 XMAS가 발견되었고 데이터 해독을 통해 사망원인을 유추 할 수 있었다. 런던광역경찰청은 이 사실을 비밀로 붙이고 수사에 들어갔다. 예상컨데 이 남자는 어떤 소속인지는 몰라도 좋은 목적으로 영국에 입국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남성은 대략 7일간 웨스트민스턴 일대를 돌아다니며 다수의 기업인, 정치인과 접촉했고 정체모를 다수 사진들을 암호화하여 저장해두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 단순히 경찰이 해결할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내가 이 무거운 파일 덩어리를 들고 사건을 파해치는 것이 아닌가.
(추가: 샌들러와 클린트는 본격적인 작전 진행을 위해 런던 시티 공항에서 수직이착륙기를 타고 벨기에로 향한다.)


그렇다면 이 남자는 누구인가? 그것은 나도 모른다. 어쩌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경찰은 단순하게 시신의 DNA와 지문을 채취해 신원을 파악하려 시도했었다. 영국 정부의 데이터베이스에는 6천 7백만 영국인들의 신원 정보는 물론이요 수백만명의 해외 거주자들의 신원까지 데이터로 보관되어 있다. 그러나 이 시도는 무의미 했다. 결과는 당연히 '조회되지 않음'. 그럼 COS라도 뜯어 보는건 어떤가? 198개국, 50억명의 민감한 정보들이 저장된 데이터의 방주 속에는 그가 잠들어 있지 않았을까? 안타깝게도 COS는 나 같은 일게 요원이 조사할 수준은 되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다우닝가의 총리도 이건 할 수 없을 것이다. 198개국 정상들에게 자국민들의 민감한 정보를 열어보고 싶다고 빌 수 없으니.<br>
"여기는 Luna011 UAV, UAL701의 착륙 지연을 요청합니다."


"분명
"이번에는 무슨일 이랍니까, 나으리들."


<br>
"공무 수행중입니다. UAL701에 착륙 지연 사실을 알려주세요."


"알겠습니다, Luna011. 09 활주로 비워놓겠습니다."






[[분류:서풍/단편]]
<br>

2024년 4월 9일 (화) 22:13 기준 최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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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일어난 것은 10시간전, 영국의 심장부가 관통 당한 것부터 였다.

사방이 무채색의 벽지로 둘러 쌓여있고 벽면에는 작은 사진이나 포스터가 붙어있는 전구 하나 달린 8평 남짓의 오피스룸이었다. 푸른 카페트가 깔린 바닥에 있는 '영국 비밀정보국'이라는 문구와 로고만이 이곳이 어떤 곳임을 알 수 있는 요소였다.

천장에서부터 내려 온 화이트보드에는 런던 지도가 크게 인쇄되어 붙어 있었다. 한면에는 투입된 요원들의 명단이, 한면에는 웨스트민스턴으로 부터 날라온 공문서가, 지도 위에는 끔찍한 현장이 적날하게 찍혀있는 사진과 사건 사이의 관계를 추론하기 위한 붌은 색 선이 그려져 있었다.

한 남자는 손을 모은체 곁눈질로 테이블 위에 놓인 몇개의 문서 더미를 처다보고 있었고, 한 남자는 노년에 가죽 자켓을 입은 여자의 눈을 피하며 앉아 있었다. 문서에는 이스라엘 정보특수작전국과 중국 국가안전부의 인증 문양이 적혀 있었다. 도저히 서로 양립 할 것 같지 않은 정보기관들이 이 일에 관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텔아비브에서 온 정보원들이 막 들어왔습니다."

"바실로프 관련인가?"

"그렇습니다. 바실로프의 정보가 어떻게 빠져 나갔는지 파악된 것 같습니다."
남자의 말에 여자는 전화를 끊고 그에게 다가갔다.

"4시까지 브리핑 준비하게. 국장님을 모셔오지."


  • 부정오류 - 1
    2031년 1월 26일, 런던 M-I6 본부 지하


오전 4시, 오퍼레이터룸은 분주해 지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 와본적이 있었다.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적 행동, 칼리프당 일원들의 테러 행위와 같은 안보 위기 상황마다 최고 고참으로써 상황을 대처하곤 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새로운 위협에 대한 공포가 이 공간을 가득채우고 있었다. 국가로 부터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는 정보 기관의 정보력은 생각보다 뛰어나다. 전세계의 이름이 알려진 정보기관들은 적성국의 군사 자산의 숫자, 각 차량의 이동 경로와 연료량의 변화까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일은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정보력을 가진 MI6의 감시망을 뚫고 벌어진 일이었다. 현장에 있던 모두 알 수 없는 미지적 존재에 대한 공포를 경험하고 있는 듯 했다.

나는 걸음을 재촉하며 브리핑실로 향했다. 문을 엶과 동시에 각기 다른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따라 걸어들어 왔다. 보라색 셔츠를 입은 한명은 영국 경시청 청장, 두터운 실크 모자를 쓰고 흰 수염을 기른 한명은 비밀정보국 국장 그리고 회색 후드티에 뿔테 안경을 쓴 왕립 디지털보안정보국(RDSIA) 장관과 투입 준비중인 7명의 오퍼레이터들 이었다. 나는 어두컴컴한 방에 프로젝터를 쏘아 시선을 집중시켰다.

"....아시다시피, 10시간전 우리의 표적이었던 바실로프가 당했습니다. 바실로프는 전(前) 디지털안보국 정보원으로 '유령기억' 기술을 인위적으로 발생 시키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러나 얼마 뒤 정보를 들고 잠적했고 러시아에 보호를 요청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령기억 기술이 러시아측에 유출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바실로프는 M-I6의 최중요 표적이었고 그를 쫓고 있었으나 우리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사망했습니다. 즉 누군가 우리 정보를 빼내고 있던 겁니다."

"샌들러, 본론만 말하지 너무 길어지는거 같아."

"아, 저희가 바실로프의 인공신경망을 해독했습니다."

"우리쪽 타겟을 가로첸 놈을 찾은건가?"
RDSIA 장관은 자신의 안경을 살짝 들어올리며 당황한 듯이 말했다. 사실 RDSIA는 사건이 일어날때 부터 초초한 모습을 감출 수 없었다. 가장 먼저 조사하고 추적하던 바실로프가 갑작스럽게 죽었으니 이 책임은 그들에게 돌아갈 것이 뻔했다.

"아직 놈이 남긴 털 하나 찾지 못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찾는 놈 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타겟의 인공신경망을 해독한 결과 누군가로 부터의 인위적인 전기 신호 조작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바실로프는 인공신경망을 통해 누군가로 부터 역정보를 주입받고 자살한 것 입니다. 즉 유령기억 현상이 행동에 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것 입니다."

"국장님, 이번일은 미대사관 사건과 유사합니다. 아니, 훨씬 심각합니다. 우리 정보가 숨어있는 누군가에게 계속해서 도난 당하고 있습니다." 클린트는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게 내 편을 들어주었다.

누가 고도로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비교할 수 없다고 했나? 이곳에 있으면서 그런 마법들을 수없이 봐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미스터리 한 것은 유렁기억임이 틀림없다. 몇년전, 주이집트 미대사관에 망명해 있던 사회운동가가 살해 당했다. 보안 등급이 높은 대사관에서 벌어진 사건이었지만 목격자들의 진술은 하나 같이 달랐다. 누군가는 독살, 누군가는 총기난사, 심지어 한명은 그 날의 기억 자체가 없었다. 결국 사건은 미궁 속을 빠졌다. 현재까지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나, 핵심 인원이었던 내가 영국으로 다시 발령을 난 것으로 미루어 볼때 더 이상의 조사가 의미 없음을 깨달은 것 같다. 이 사건을 깊게 조사한 나는 가끔, 내 자신의 기억 마저 의심하곤 한다. 내 이름, 내 생일, 내 가족까지 전부 노트에 적어봐야만 비로소 그 의심이 사라진다.

불행중 다행히, 국장님은 우리에게 협조적이었다. 영국 정부는 작전 수행을 위한 장비와 자금을 지원하였으나, 가장 중요한 CIA와 정보 교환이 여전히 무소식이었다. 영국 정부와 MI6측은 어떠한 정보도 받지 못한체 자체적인 힘만으로 모든 것을 떠안고 있었다. 결국, 이 사건의 처리를 위해서는 이집트 미대사관 사건을 위해 모사드와 협력하던 나와 클린트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 결과, 우린 웨스트민스턴의 정치인들 뒷배로 둔 꼴이 되었다. 국장은 우리에게 작전을 허가하는 대신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두번 다시 이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 다는걸 알아둬, 이번으로 끝을 맺게 해야만 해"

"명심하겠습니다. 국장님"

이 일은 너무나 복잡한 사건들이 서로 연결된 골치 아픈 상황이었다. 국장님도 우리가 이번 작전을 마지막으로 이와 관련된 일의 연결고리를 끊고 싶은 욕망이 컸을 것이다. (+추가)


모두가 나가고 조용한 적막만이 남은 브리핑실에 나와 클린트만이 남아있었다. 클린트는 유리벽 넘어로 보이는 오퍼레이터 상황실의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는 듯 했다.

클린트와는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사이이다. 그는 과거 영국 해군 정보장교, 영국군 제30특수작전부대 출신으로 우수한 정보 처리 능력을 인정받아 MI6로 스카웃 받은 인재중의 인재였다. 두뇌로나 신체적으론 거를 타선이 없다. 하지만, 그의 한가지 큰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절대 남의 말을 듣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추가)

"이집트에 있던 시절이 생각 나네, 그때도 이렇게 한 숨도 못자고 움직였었지."

"그것도 몇년 동안 말이죠."

"맞아. 그때 아랍어라도 좀 배우고 갈껄 그랬어, 3년 동안 말없이 지냈거든."

"그래도 다행입니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지 않습니까."

나에게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점이 있다면 옛날처럼 혼자 발로 뛰고 구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비밀정보국과 국방정보국(DI)이 손을 잡고 부정오류 작전을 실행, 나와 클린트는 그 작전의 중심이 되어 작전 진행을 담당하게 되었다. 기존의 작전권을 지니고 있던 높으신 분들은 이에 부정적이었지만 이번 일이 영국 정부에게 어떤 메세지를 남겼는지 국장님도 알아챈 눈치였는지 모두들 아무말 없이 우리에게 지휘권을 넘겼다.

(추가)

이 작전이 쉽게 시행 될 수 있는데는 국방정보국 소속의 자율무기 전문가가 작전에 참여하기로한 덕이 크다. 프로필상으론 독일에서 태어난 여성으로 뮌헨 공과대학교를 졸업후 영국으로 이주해 국방정보국에서 일하며 5년전 일어난 예멘 자율무기 참변을 해결한 전적이 있었다.


(추가)

(추가: 샌들러와 클린트는 본격적인 작전 진행을 위해 런던 시티 공항에서 수직이착륙기를 타고 벨기에로 향한다.)

"여기는 Luna011 UAV, UAL701의 착륙 지연을 요청합니다."

"이번에는 무슨일 이랍니까, 나으리들."

"공무 수행중입니다. UAL701에 착륙 지연 사실을 알려주세요."

"알겠습니다, Luna011. 09 활주로 비워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