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걸 저도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니까. 이 집안의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사람도 아닌 그냥 그런 존재니까.. 그런데, 아웬은 오히려 제가 잘못했다는 걸 증명시켜줬어요. 제가 가치있는 사람이래요. 그 떳떳한 말이, 저를 더 바보로 만들었어요. 전 스스로를 바보처럼 여긴거에요. 그게 제 잘못이에요. 그러니까 이젠 그런 실수 하지 않을거에요. 남한테 괴롭힘을 당해도.. 잘못된 일을 겪어도, 바보처럼 가만히 있지 않을거에요.
윈테라 1부 2편에서 헤이랑그의 질문에 답변하는 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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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제목 내용
01 모든 것의 시작 로운과 아웬. 두 사람의 첫만남이 시작된다.
02 햇살 행복한 미래가 보였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03 핏빛냉기 또 다시 얼어붙는 세상이 로운을 덮쳐온다.
04 전쟁의 향방 아웬의 고통은 더더욱 심해지고
05 위고 분대 잔혹한 전쟁은 아이들을 전쟁터로 내몬다.
06 가시나무 얼어붙은 숲, 가득찬 것은 오직 가시나무 뿐.
07 흩어진 전대,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뭉쳐야 한다.
08 포위 살고자 한 최후의 선택이 모든 것을 뒤바꾼다.
09 위기로부터 그 보잘 것 없는 수식어가, 로운을 곤란하게 만든다.
10 하늘베기 복수를 위한 전쟁인가? 전쟁을 위한 복수인가?
11 전쟁의 비극 벽 뒤에 숨었던 자들이, 이제는 스스로를 군인으로 자처한다.
12 학살자 아르크와 로운의 대립, 입장은 극명하기만 하고..
13 의문의 죽음 난데없는 다로시의 죽음에 모두가 웅성거린다.
14 종전 마침내 전쟁이 끝났다. 그런 줄만 알았다.
15 어제의 전우 어제의 전우, 그리고 오늘의 적
16 의심 의심한다. 자신도, 가족도, 모든 걸 뒤로한 채.
17 결연한 의지로 진실에 가까워진 사이, 적도 코앞으로 다가온다.
18 진실을 마주하라 로운은 모든 진실에 근접한다.
19 악연 진실의 대가란 모든 것을 바치는 것.
20 모든 것과의 이별 로운은 모든 것을 버린다. 연인도, 가족도, 친구도, 그리고 자신도.
001 모든 것의 시작

윈테라는 우리 모두를 지켜줄 것입니다.[1][2]
기도하는 사람들

이야기는 윈테라에서 시작된다. 바깥세상이 대전쟁에 뒤덮인 시절, 건설자 윈테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전쟁을 피해 이 머나먼 변방에서 요새도시를 건설했다. 그들은 그 안에서 평화를 강구했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자 갈등을 피할 수는 없었다. 결국 80년 만에 윈테라 안에서 두 차례의 내전이 벌어지고, 사람들은 추위와 배고픔 속에 죽어간다. 반 세기만에 인구는 2/3 가량으로 줄어들었으며, 추운 겨울 부모 잃은 고아들이 차고 넘치게 된다. 지옥과도 같은 시간. 힘없는 아이들 사이에는 로운이란 어린아이도 있었다. 로운의 의식이 희미해지던 찰나, 누군가가 다가와 구해주고, 그 구원이 로운의 인생과 도시의 운명을 바꾸게 된다.

노인은 거지에 불과한 로운을 아무런 차별없이 돌보았고, 로운 역시 이유모를 배려에 의해 추운 겨울을 살아남게 된다. 그는 죄없는 아이들을 안타깝게 여겨 구빈원을 운영하며 고아들을 돌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로운이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총명함이 있음을 알아보았고, 고심 끝에 집안에 들이게 된다.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알아서 말하고 글을 쓴 애일세. 저 아이는 무언가 달라.
위고가 굳이 고아를 집안에 들이는 것에 대해 묻자 대답한 헤이랑그

헤이랑그는 가족은 물론 도시에서도 존경받는 위인이었지만, 그럼에도 가족들은 그 선택을 공감하지 못했다. 로운은 예상과 달리 가족들에게 전혀 환영받지 못했고, 막상 바쁜 헤이랑그는 자리를 비우기 쉽상이었다. 로운의 재능따위 헤이랑그의 가족들에겐 아무런 장점도 아니었던 것이다. 특히나 손자들은 로운에게 냄새가 난다며 노골적으로 괴롭혔고, 내쫓기 위해서 집요하게 시도한다. 감정표현이 서툴렀던 로운은 아무리 괴롭혀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헤이랑그의 손자들 역시 멈추지 않았다. 고작 9살에 불과했던 로운에게 저항할 수 있는 방법따위 없었다.

더러워.. 너같은게 왜 우리집에 있어야 해?
특히나 장손은 더더욱 로운을 혐오했다.

결국 어느 겨울, 로운은 강제로 차가운 종탑에 갇히고 만다. 극심한 추위에 두려움에 빠진 로운은 자신이 뭘 그렇게 잘못했냐며 서럽게 울지만 형제들은 누구하나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결국 이를 보다못한 여자아이 아웬은 절대 구해주지 말라던 오빠들의 말을 무시하고 로운을 돕기로 한다. 추위에 배고픔에 덜덜 떨던 로운은, 자신을 구하러 온 금발의 여자아이를 만난다. 그 순간 로운은 아웬에게 단순한 고마움을 넘어 그 이상의 복잡한 감정을 갖기 시작한다.

002 햇살
울지마.. 괜찮아? 마니 추워?[3]
덜덜 떠는 로운의 손을 잡아주며

비록 로운은 한참 어렸지만, 자신을 살려준 아웬을 평생 따르겠다며 마음 속으로 다짐한다. 덜덜 떠는 로운을 바라보는 아웬. 로운의 손을 꼭 잡아서 녹여주곤 굳게 닫혀있던 문을 열고 나와 오빠들과 대적한다. 13살의 장손은 자신보다 한참 어린 아웬에게 말싸움에서 밀리고, 안 그래도 너무 심하지 않냐며 동요하던 동생들 탓에 상황도 흐지부지해지고 만다. 이후 아웬이 적극적으로 로운을 보호하면서 괴롭힘이 차츰 줄어들고 마침내 바쁜 일정을 끝낸 헤이랑그가 본가로 돌아오게 된다.

오랜만에 돌아온 헤이랑그는 어째서인지 로운 옆에 꼭 붙어있는 손녀를 보며 웃고, 그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듣기로 결정한다.

할아버지는 그저 로운과 대화하고 싶은거란다. 자리를 비켜주겠니?

헤이랑그는 로운과의 대화를 통해 손자들이 로운을 괴롭혔다는 걸 짐작했지만, 로운의 감정은 분노와는 사뭇 거리가 있는 말이었다. 로운은 처음으로 또박또박 그리고 아주 길게 말하기 시작했고, 헤이랑그는 어린 나이임에도 그런 말을 하는 로운에게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된다.

제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걸 저도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니까. 이 집안의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사람도 아닌 그냥 그런 존재니까.. 그런데, 아웬은 오히려 제가 잘못했다는 걸 증명시켜줬어요. 제가 가치있는 사람이래요. 그 떳떳한 말이, 저를 더 바보로 만들었어요. 전 스스로를 바보처럼 여긴거에요. 그게 제 잘못이에요. 그러니까 이젠 그런 실수 하지 않을거에요. 남한테 괴롭힘을 당해도.. 잘못된 일을 겪어도, 바보처럼 가만히 있지 않을거에요.

헤이랑그는 로운과 대화 이후 마음 속 결정을 내리게 된다.

로운은 심지가 있는 아이야. 더 이상 유보할 필요가 없어. 내 아이로 들이겠네.
집안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입양을 결정하는 헤이랑그.

마침내 로운은 정식으로 입양되며, 무려 존경받는 마법사인 헤이랑그에게 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시간이 흘러 시기질투하던 형제들보다 훨씬 더 큰 재능을 보인다. 그야말로 타고난 재능이었다.[4] 그렇게 성장한 로운은 가족의 신뢰와 아웬, 그리고 자신의 능력까지 모든 것이 따스한 햇살과도 같았다. 마침내 로운은 아웬과 함께 이룰 꿈을 정하기에 이른다.[5]

하지만..

003 핏빛냉기

이방인?
60대의 헤이랑그에게도 어색한 표현이었다.

헤이랑그는 이방인들이 나타났다는 보고를 듣는다. 이제야 내전을 극복하고 도시가 안정되나 싶더니, 난데없이 이방인이 당도한 것이다. 무려 80년만에 처음으로 나타난 존재였고, 그 수도 수만명에 이르는 규모였다. 도시 앞에서 자신들의 겨울나기를 도와달라며 구걸하는 이들. 헤이랑그를 비롯한 도시의 지도자들은 그들을 무시하기로 결정한다. 결국 그들도 맞이해주지 않자 거대한 벽을 뒤로 한 채 등을 돌리고 떠나게 된다. 원래라면 그렇게 끝났어야 했다.

악마.. 악마가 나타났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폭발과 비명. 빠르게 깨어난 로운은 아웬을 깨우고 다른 가족들을 찾아나선다. 급박한 상황 속, 이미 정체모를 이들이 집안에 나타난 상황. 로운은 빠져나가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가족들은 알수없는 이들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부모님이 살해당하는 장면을 고스란히 목격한 아웬은 충격을 받아 기절하고, 그로부터 한참 후 헤이랑그가 두 사람을 구하는데 성공하지만 모든 일상은 무너진 후였다. 정신을 차린 아웬은 일가족이 살해당한 진실을 듣고 한없이 눈물을 흘린다. 차가운 눈이 내리는 그날 저녁, 도시는 불타올랐고 도시는 사상 초유의 전쟁을 목도하게 된다.

싸워야합니다.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죽을겁니다.
하문을 비롯한 마법사들은 도시의 지도자들에게 전쟁을 요구했다.

도시는 급하게 전쟁을 선포하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동원한다. 헤이랑그는 손녀와 로운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려고 하지만 아웬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결정했다.

그럼.. 그럼 어떻게 해? 가만히 있어? 바보같이? 난.. 난 참을 수가 없어..

자신도 적들과 싸우고 싶다며 나선 아웬은 로운과 할아버지의 만류에도 마음을 굽히지 않는다. 이를 너무 악물어 입에서 피가나는 손녀의 모습을 본 헤이랑그 역시 온몸을 떤다. 결국 로운이 헤이랑그에게 아웬을 어떤 상황에서든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두 사람은 전쟁이 벌어지는 전선으로 향한다. 헤이랑그는 자신과 가까운 선임 마법사 노베른위고에게 두 어린아이를 맡긴다. 불과 열네살이었다.

틀:윈테라/줄거리/1부/4편 틀:윈테라/줄거리/1부/5편 틀:윈테라/줄거리/1부/6편 틀:윈테라/줄거리/1부/7편 틀:윈테라/줄거리/1부/8편 틀:윈테라/줄거리/1부/9편 틀:윈테라/줄거리/1부/10편 틀:윈테라/줄거리/1부/11편 틀:윈테라/줄거리/1부/12편 틀:윈테라/줄거리/1부/13편 틀:윈테라/줄거리/1부/14편 틀:윈테라/줄거리/1부/15편 틀:윈테라/줄거리/1부/16편 틀:윈테라/줄거리/1부/17편 틀:윈테라/줄거리/1부/18편 틀:윈테라/줄거리/1부/19편 틀:윈테라/줄거리/1부/20편

  1. 아침 9시, 종이 울리고 명상을 하는 시간에 읊는 구절
  2. 훗날 의원들이 밥먹듯이 하는 관례표현이기도 하다.
  3. 어린 아이의 어눌한 발음
  4. 헤이랑그는 로운에게 잠재된 능력이 어느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었지만, 그 어린나이에 너무 많은 마법은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더 알려주지 아니했다.
  5. 이 시점에서 아웬과 로운은 어느정도 서로에 대한 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