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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

개요

3부에 이은 4부다. 사실상 하나다.

향후 이야기가 더 구체적으로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잿빛 도시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난 아웬로운 두 사람은 가족이자 친구였고, 전우이자 연인이었다. 마치 로운은 속박당한 자신의 모습이 과거 조부의 죽음 때 만났던 기억이 떠오르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죄인의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두려움을 이겨내고 로운은 아웬에게 묻는다. 베히모스가 죽었다. 근데 왜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아웬은 예상과 달리 순수히 대답한다. 베히모스를 죽인 것은 네가 끔찍이 아끼는 외지인들의 소행이며 자신이 조사중이라고 알린다.

로운은 그들은 대부분 죽었고 아무런 힘도 없다며 부정했지만, 아웬은 어떻게 그렇게 뻔뻔하냐며 로운을 몰아세운다. 로운은 여전히 아웬의 시간이 그 자리에 멈추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여전히 자신은 증오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자신이 아웬을 믿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운은 자신이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말한다. 아웬은 그 말에 웃으며 그렇다면 자신의 부탁을 들어달라 말하고, 의심쩍은 제안을 로운은 수락해버린다. 시빌렌더는 제안을 주는 쪽과 받는 쪽 모두에게 황당해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아웬의 말대로 그 속박을 풀어준다. 시빌렌더는 왜 그런 짓을 했느냐며 묻지만, 아웬은 그게 자신이 바라는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아무리 보더라도 아웬이 로운을 신뢰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조건으로 로운은 풀려난다.

늦저녁 가까이

이른 새벽 탑에서 근무를 서는 라한한트는 도시의 색 바랜 전경을 바라보며 미래를 걱정한다. 특히 베히모스와 늘 함께 일했던 라한의 씁쓸함은 지독했다. 라한은 매일 애먼 잔소리를 하던 베히모스를 그리워한다. 그는 적어도 이 도시의 권력자였는데, 제대로 조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리 보아도 모든 게 의도된 일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늘 행복했던 평화로부터 균열이 오가지만 한트는 이를 담담하게 이해한다. 그는 아무리 보지 않으려고 애쓰더라도 덮어놓은 문제들은 드러나기 마련이라 말한다. 오래전 이방과의 전쟁으로부터 가족을 잃은 한트는 표현하지 않더라도 원로회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찬 인물이었다. 라한은 한트가 가족을 이야기하자 수긍한다.

한트는 분위기를 풀기 위해 라한에게도 가족만큼 소중한 사람이 있지 않느냐며 놀린다. 라한은 오래전부터 다일을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 그렇지만 라한은 전혀 아니라며, 다일에게 자신은 안중에 없고 늘 슈펜만 바라본다고 말한다. 한트는 웃음 지으며 그래서 좋냐 마냐를 확실히 묻는다. 라한은 고민 끝에 좋아한다고 대답하자마자 다일이 들어오며 깜짝 놀라 넘어진다. 다일은 농땡이 피우지 말라는 말과 함께 종탑으로 올라간다.

종이 울리고 화면이 전환된다. 깨어난 아리사는 자신의 옆에서 잠든 로운과 워렛을 본다. 특히 로운은 붕대 끝이 조금 풀려 살갗이 다 튼 손이 드러나 있었다. 잇따라 깨어난 레서스도 그 장면을 보았다. 아리사는 레서스에게 워렛에게 아직도 화가 나있냐고 묻지만, 레서스는 자신은 그런 감정이 없다고 말한다. 워렛이 자신을 도와주었던 그 기억들을 회상하며, 여전히 자신은 워렛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아리사는 그럼 그거면 됐다며 갑자기 캔버스와 종이를 가져온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고, 레서스는 어쩌다 소매를 걷고 로운과 워렛을 그리기 시작한다. 둘은 두 사람이 잠에 깰까봐 말을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웃음이 가득했고, 예쁜 그림이 완성된다.

잠깐의 외출

브레이튼의 졸업이 다가온다. 브레이튼의 대련장에서의 교외사열이 마무리되고 수많은 인파가 교외로 나갈 무렵, 아리사와 레서스는 워렛을 제외한 친구들을 모은다. 다름이 아니라 가까워진 워렛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서다. 모두가 이를 찬성하고 들뜬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자, 안타깝게도 로운은 자신의 외출 소식을 전한다. 알레서스는 한동안 업무만 보던 로운이니 당연히 집에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게다가 장마기간이 겹치고 먹구름이 진 날이 이어지며 기운이 축 쳐진다. 로운은 밀회의 핵심 인원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사실대로 털어놓고, 다시 요새 바깥으로 다녀오기로 한다. 그게 아웬이 내건 조건이었다. 한트는 누가 봐도 함정인데 멍청하게 다녀올 거냐며 버럭 화내지만, 자신 혼자만 다녀오면 그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동료 몇몇은 결사반대하고 그럼에도 로운을 따르는 발렌위고가 함께 가기로 한다.

삼인방은 로운을 배웅하려고 도시의 입구에 모인다. 로운은 워렛과 레서스와 손가락 약지로 화해를 약속하고, 아리사를 포옹해주며 아이들을 부탁한다고 말한다. 급조된 탐사대는 말을 타고 도시 바깥으로 나가고, 위고는 조사대의 허술한 상태, 부족한 인원 등을 보고 이것이 확실한 함정임을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정체모를 적들이 탐사대를 습격하고, 대부분은 괴멸한다. 로운은 생존자를 정비시키고 맞서 싸우며, 아웬이 그럴 리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적들의 무기는 대놓고 원로회의 무기였고, 얼굴을 가린 이들과 격렬하게 싸운다.

그런데..

죄책감

그들의 정체는 13년 전. 전쟁에 의해 학살된 레서스와 같은 이방인들이었다. 로운은 과거의 장면이 교차되며 극심한 두통을 느끼고, 마침내 그들 사이로 시빌렌더가 나온다. 유감스럽게도 시빌렌더는 레서스와 함께 전장을 누빈 동료였다. 결국 마음이 약해진 로운은 시빌렌더를 죽이지 못하고, 그것을 보다못한 발렌과 위고가 시빌렌더와 싸운다. 승부가 되지 않는 발렌은 시빌렌더에게 일찍이 살해당하고, 위고 역시 중상을 입고 만다. 로운은 결국 마음을 포기하고 그들 전부를 살해한다. 시빌렌더는 흐르는 피를 부여잡고 로운에게 자신의 모든 분노를 드러낸다.

너는 위선자야

그는 로운이 위선자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위선적이고, 가식적이며, 역겹고, 이기적이라고 말한다. 전쟁터를 함께 보낸 동료들을 죽이고, 아르크를 죽이고, 중앙마법사였던 자신의 여동생도 살해했으며, 가족이라던 헤이랑그도, 아웬도 배신했다고 말한다. 이제와서 아이들이니 뭐니 어줍짢은 감성에 화가 난다며 울부짖는다. 그랬다. 로운은 과거 자신을 쫓는 추격대를 살해했고, 그 중에는 시빌렌더의 여동생이 있었던 것. 로운은 안타까운 마음에 시빌렌더를 죽이지 않고 떠나자, 시빌렌더는 마지막까지 말한다.

그리고 너는.. 악인이다.

시빌렌더는 자살한다.

중상을 입은 위고를 업고, 레서스는 도시로 돌아간다. 그러나 의식을 잃어가는 위고. 위고는 로운을 변호한다.

너한테 죄는 없어..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네 삶을 살아.. 죄책감에 먹히지마라.

그리고 위고도 죽고, 로운은 위고를 데리고 도시로 들어간다. 그리고 도시에는 정체모를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로운은 자신을 자책할 수 조차 없었다.

전말을 향하여

말발굽이 진흙탕에 맞부딪히며 흙탕물이 지면으로 튈 때, 곧이어 포장길에 고인 물을 밟는 누군가의 바쁜 걸음으로 장면이 바뀌고 도시의 최고지에 위치한 원로회관이 불타오르는 모습을 모두가 바라본다. 빗길을 뚫으며 불길을 끄려는 사수들과 이를 멍하니 보던 워렛은 혼란 속에서 아리사와 헤어진다. 워렛은 높은곳으로 가기위해 골목으로 들어간다. 도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워렛은 중앙마법사들과 이동하는 아웬과 부딪히고, 그녀의 싸늘한 표정과 무장한 무기들을 본다. 아웬은 워렛에게 로운이 돌아왔느냐고 묻자, 워렛은 자신도 모른다고 대답한다. 무언가 이상했던 워렛은 아웬을 쫓아가면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엿듣는다. 그건 로운이 만약 살아있을 경우, 어떻게든 잡아 없애라는 이야기였다. 육성으로 듣고 놀란 나머지 워렛은 실수로 소음을 내고 잡히지 않기 위해서 골목으로 도망친다.

홀로 돌아온 로운은 마법으로 거대한 문을 뜯어내고 도시로 들어간다. 도시는 혼란 그 자체였다. 슈빌렌더은 죽기 직전, 이 도시가 멸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슈펜의 말을 돌이키며 이 도시를 이제 탈출해야 한다고 직감한다. 로운은 집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 브레이튼으로 들어가다 큰 회관 안에서 아웬과 마주친다. 로운은 아웬에게 무언가 말하려다, 아웬은 말 섞을 틈도 없이 로운에게 치명상을 입힌다. 이미 모든 힘을 사용한 로운은 차가운 바닥에서 비를 맞으며 쓰러지고, 아웬은 종적을 감춘다. 그러다 한창 아리사를 찾아 헤매던 알레서스가 그 로운을 발견한다.

비밀과 복수

모두 내 죄다.

당황한 레서스는 로운의 복부를 잡고 치료를 시도하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그때 로운은 피묻은 손으로 레서스의 손을 잡고, 자신의 죄를 말한다. 자신에게는 너무 죄가 많다고, 너에게 미안하다고. 수많은 사람들은 죽이고 용서받길 원하는 자신이 이기적이지만, 그래도 자신을 용서해달라고 말한다. 레서스는 오히려 로운에게 죽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지만, 로운은 고개를 가로흔든다. 그리고 아웬을 믿고 모두와 함께 요새를 떠나야한다며 피로 적신 검을 남기고 피를 토해내다가 눈의 초점이 사라진다. 마지막까지 자신이 믿는 걸 신뢰하려 했던, 그다운 최후[1]였다.

조금 전, 워렛은 자신을 쫓는 중앙마법사들을 포박하는데 성공하고, 입구로 향하는 지름길인 브레이튼을 지난다. 그리고 우연스레 그곳에 쓰러진 로운과 레서스를 마주한다. 말을 탄 거리만큼 힘들게 뛴 워렛은 헐떡이며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본다. 이상한 곳에서 만난 쓰러진 선생님과 레서스가 워렛은 당연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눈물을 닦아낸 레서스는 워렛을 진정시키며 아웬에게 가야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곳을 떠나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며 그를 뒤흔든다. 아웬이 선생님을 죽이려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던 워렛은 말도 안 되는 알레서스의 이야기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불신한다는 생각에, 마침 감정이 혼란스러웠던 레서스는 왜 자신을 믿어주지 않느냐며 울분을 터친다. 늘 자신은 워렛을 믿었으나, 워렛은 이 중요한 순간까지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생각에 감정이 휘몰아친다. 그러나 워렛은 마침내 해서는 안 되는 말까지 한다.

네가.. 네가 그런거 아니야?

감정이 폭발한 레서스는 로운의 죽음으로 감정 통제가 불가능했고, 지난 세월동안 워렛에게 쌓인 모든 분노를 표출한다. 레서스는 워렛을 때리고, 워렛의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어 레서스에게 네가 선생님을 죽였다고 소리친다. 그리고 그 장면을 뒤늦게 워렛을 따라온 아리사라한이 보고, 워렛은 다시 외친다.

너같은게.. 애초에 너같은 게 없었으면....

레서스는 싸움을 그만두고 자리에서 벗어나 도망친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도망갔고, 워렛은 계속 뒤에서 외쳤다. 네가 선생님을 죽였다고

돌아가다

폭풍우가 몰아치며 원로회관의 불길이 멎었으나, 사람들은 원로 대다수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전해듣는다. 원로회만 의지하던 시민들은 극심한 혼돈에 빠진다. 그때 나타난 아웬은 긴급하게 성명을 발표하고, 모두가 외부인들로 인해 일어난 일이라며 전시 체제를 선포한다. 제 2의 야만과의 전쟁이 선포됐다는 것이다. 또한 아웬은 레서스가 그들의 스파이라 주장하고, 본래부터 그에 대해 회의적이던 사람들은 이를 바로 수용하고, 반대하는 소수의 사람은 묵살해버린다. 오직 아웬의 말이 절대적이었다.

로운의 죽음은 소수에게만 중요한 일이었고, 수습된 시체는 원로회가 가져가버린다. 허망한 워렛과 아리사는 눈물을 멈추지 못하고, 그나마도 라한, 한트, 다일 무리가 이들을 보호한다. 또 로운의 죽음을 안 슈펜도 모습을 숨기고 그들과 함께 있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란 그 자체가 되어가는 도시였다. 한트는 자신들이 아웬의 징집령으로 나가야하기 때문에 슈펜에게 아이들을 부탁하고, 그 말 그대로 이방인들과 싸우기 위한 부대가 편성된다. 워렛 역시도 아리사를 따라가기 위해 라한의 도움을 받아 함께 간다. 역사상 처음으로 ‘정문’이 열리고 몇 백 명이 출격한다. 요새에 남은 건 절반에 못미치는 군대와 로운의 몇몇 동료들뿐이다.

군대가 출정하고, 남은 슈펜다일은 어설픈 군대의 수준을 보고 군대의 책임을 맡고 있는 그랜비와 상의하고 부대의 완전무장을 요청하지만 아웬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오직 대기만 하겠다며 거부한다. 결국 이를 지켜보던 다일은 적어도 전시인 만큼 시민은 보호해야하지 않겠냐며 이들을 지하로 대피시키자고 조언한다. 실무자들은 결국 이를 납득하고, 비가 쏟아지는 거리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대피 길에 나선다. 이웃들을 지하로 배웅하고, 다일 자신도 지하의 치안을 위해 몇몇 사람들과 들어간다. 슈펜은 장난스럽게 라한이 보고 싶지 않느냐고 묻자, 다일은 웃으며 그런 얼간이가 없어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말하고 문을 닫는다. 그리고 다일은 시민들과 함께, 슈펜은 바깥에 남는다.

마주하다

같은 시기 다른 장면. 아웬의 지휘로 부대가 산개되어서 적들을 찾아나선다. 부대에 숨어든 워렛과 아리사는 기수가 없는 예비 말에 올라타 무리에서 벗어나고, 한트는 어쩔 수 없이 독단적으로 자신의 열을 이끌고 이들을 쫓아나선다. 부관들은 아웬에게 한트에 대해서 보고했지만 별 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한트의 선택은 의도하지 않았으나 유일하게 살아남는 길이 된다. 나머지 아웬의 부대는 모두 의문의 습격을 당하고 무자비하게 살해당하게 된다. 그들은 모두 아웬을 부르짖고, 죽을 때까지 그녀의 안위를 걱정하다가 부상자들을 처리하는 군인들에게 살해당한다. 정체모를 검정색 복장의 군인들은 아웬을 둘러싼다. 그러나 아웬을 포박하긴 커녕 그녀에게 경례하고, 이내 그들 중 한사람이 나와 아웬에게 보고한다.

아웬 경께서는 그 책무를 다하셨습니다. 트라시온까지 당신을 모시겠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레이먼트라고 밝힌다. 그리고 아웬은 알레서스가 어디있는지 묻는다.

추락

아리사는 마법을 사용해 레서스를 추적하고, 세 사람은 다시 만난다. 이미 한참이나 분노에 빠진 워렛 대신, 아리사는 워렛 대신 자신이 앞으로 나와 묻는다.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거지?

굉장히 이성적인 아리사의 말에 레서스는 역시 자신이 그런 것이 아니라며 말하고, 워렛은 말도 안된다며 몰아붙인다. 그러든말든 레서스는 워렛의 말을 끊고, 선생님의 유언은 아웬과 함께 이곳을 탈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을 도시에서 탈출시킨 것 역시 아웬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리사 역시도 이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레서스는 자신을 한 번만이라도 워렛보다 더 믿어주면 안되느냐고 말하고 아리사는 그 사이에 서서 번갈아가며 바라본다.

이때 목소리를 들은 적의 공격으로 지면이 무너지고, 지하로 추락한다.

깊은 밑바닥으로 추락하며 온 시야가 어둠으로 뒤덮이고, 다시 밝아지자 장면은 도시로 전환된다. 건물 지붕에는 구멍이 뚫려져 있다. 사람들이 온갖 비명을 내지르는 거리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 하나가 마음껏 도시를 누빈다. 정신을 차린 노베른은 다시 첨탑을 올라 혼란스러운 도시를 바라본다. 적은 누구인가? 마치 여러 사람이 뒤엉켜 비명을 내지르는 듯한 그 모습에 모두가 제대로 맞서지 못했다. 특히 사람을 씹어먹는 괴물의 모습에 누구도 대항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 결국 수비대의 대열이 무너지자, 슈펜은 마법으로 불을 일으켜 괴물과 맞서고, 노베른이 탑 위로 올라가 활을 쏘며 괴물에게 맞선다.

결국 노력 끝에 괴물을 물리치는데는 성공하지만, 곧 지하에서 이러한 괴물 수십 마리가 일어나고, 한때나마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던 노베른은 차마 답이 없다고 느낀다. 수비대는 용감하게 맞서고 중앙 마법사들이 영웅적으로 전투에 임하지만 이들 대다수가 사지가 찢어지며 죽게 된다. 이것은 싸움이 아니라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끝까지 싸우던 수비대장 그랜비까지 잡아먹히자, 전열은 그야말로 붕괴되었다. 슈펜 자신도 죽을 위기였으나 노베른이 구해주어 살아남는다.

노베른은 최후에 괴물의 상처에서 사람의 형태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본다. 그 괴랄한 모습을 보고. 노베른은 무언가 알았다는 듯 휘둥그레 눈을 뜨며 괴물에게 다가가지만 뒤에 나타난 괴물에게 씹어 먹힌다.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싸움이었다. 슈펜은 사람들이라도 구하기 위해서 지하로 향한다.

진정한 모습

슈펜은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를 꾹 참고 지하로 들어간다. 그곳은 엊그제 다일과 헤어진 장소였다. 그러나 정체모를 악취와 피 비릿내에 코를 막고 불을 켜자, 설마 했던 발아래 웅덩이진 피가 있었다. 사람의 머리가 굴러다니는 참혹한 광경이다. 슈펜은 흔들리는 동공으로 더 안쪽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아무도 없던 뒤에 문이 닫히고 누군가 슈펜의 급소[2]를 찌르고 만다. 슈펜은 뒤를 돌아보자 그녀는 다일이었다.

곧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었던 슈펜은 왜소한 여성의 모습으로 변한다. 지난날 슈펜의 모습은 바로 마법을 통한 변신이었던 것.

멀리까지 도망왔는데, 참 유감이야.

다일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것을 보고, 슈펜은 결국 이 모든 게 바깥 세상의 계획이라는 걸 확신한다. 다일은 지난날의 정은 온데간데 없고 마치 기계처럼 슈펜을 살해하고자 한다. 그러나 누군가 나타나 다일과 대치한다. 그는 죽은 줄 알았던[3] 아르크였다. 다일은 언짢은 표정을 하며 다시 사라진다. 그렇지만 누구인지 들어본 바 있는 슈펜은 자신이 로운의 동료라고 말하며 상황을 말하려던 때.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짧게 말하라고 말한다. 자신을 도와달라고 부탁하자 이를 거절한다.

하지만 슈펜은 지상에서 싸우고 있을 동료들과 수비대를 생각하며 함께 싸워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아르크는 지금쯤 전멸이나 다름없을 뿐, 돌아가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아르크는 시체에서 벗겨낸 신발을 신으며 우선 로운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슈펜은 곧이곧대로 대답해준다. 로운의 죽음을 안 아르크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슈펜을 일으킨다.

보나마나 감상에 젖어서 죽었겠지. 자기가 죽는 게 남한테 민폐인 줄도 모르고

그리고 다시 도시 지면에 큰 폭발이 일어나고, 아르크는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 슈펜을 업고 도시를 빠져나온다.

위를 향하여

그 미세한 폭발이 잠들어있던 워렛과 아리사를 깨운다. 무너지며 추락한 워렛은 등에 큰 상처를 제외한 팔다리는 괜찮았다. 그러나 쓰러져 있는 아리사는 가쁜 숨을 내몰아쉬고, 워렛은 그 상처를 지압해준다. 급한 만큼 아리사를 업고 탈출하기 위해서 한참을 노력한다. 둘은 반나절 동안 이동하지만 그다지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한참 지나고서야 아리사는 알레서스에 관해 묻기 시작하고, 끊임없이 과거를 언급한다. 워렛은 반쯤 없는 아리사의 정신을 연신 붙잡는다.

모든 게 낯설었고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전혀 기미도 없이 짧은 시간에 밀려든 사건들 때문에, 선생님이 죽었다는 사실도, 전쟁이란 이야기도, 사라진 레서스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리사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아리사가 레서스를 옹호하려고 들자 워렛은 끝까지 레서스를 부정한다. 그러자 아리사는 자신은 그래도 셋이 함께여서 행복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워렛은 자신은 늘 아리사가 좋았다고 말하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이고 싶다고 말한다. 아리사는 어이가 없다며 픽 웃고, 둘은 그 이상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그리고 곧 가파른 능선을 타고 올랐고, 높은 지대에서 한트와 라한의 목소리를 들은 워렛은 아리사를 등에 업은 채 숲의 절벽을 오르고 마침내 워렛은 탈출한다.

안녕, 윈테라

살아남은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겨우 만난 슈펜과 아르크의 무리와 한트의 무리, 워렛까지 그게 전부였다. 그들은 도시의 전경이 보이는 높은 산을 오르고 먹구름이 걷어 해가 트일 때, 파괴된 도시의 참혹한 진상이 드러났다. 모두가 함께 평생을 살아온 고향 윈테라가 멸망했다는 사실을 직시한다. 그러나 더 억울한 것은 자신들은 아무것도 몰랐고, 가진 것은 모두 빼앗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처음보는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도시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전투에서 살아남아 도망친 로튼은 아웬만이 살아남고, 그들과 함께 어디론가 갔다고 말한다. 결국 슈펜[4]은 자신이 비밀로 한 사실들을 밝힌다.

하나, 바깥 세상은 온전하고, 하나의 거대한 가문, 트라시온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둘, 원로회는 그들로부터 도망쳐서 오래전 이 도시를 건설했다.
셋, 결국 이 마지막 남은 도시마저 그들에게 파괴된 것이다.

윈테라는 우물 안의 세상에 불과했다. 또 아웬은 도시에 있는 모두를 이용했다는 말과 같았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이곳에 남을지 혹은 일컫던 ‘몰락한 땅’으로 다시 떠나기로 결정할지 고민하고 곧 답을 낸다. 슈펜이 오래전에 왔던 길목을 따라 모두가 이동하고 바다에 도착한다.

도저히 초점이 없던 워렛은 바다를 보자 레서스와의 대화가 떠오르며 헛웃음을 낸다. 그리고선 자신의 처지와, 아리사와, 로운이 떠오르고. 어디서부터 어긋난 건지 헤아리려 하지만 금세 울며 이를 악문다. 이제 자신에게 남은 게 없었다.

워렛은 그저 자신의 모든 걸 망친 레서스가. 처음부터 없었다면. 자신이 그 자리를 대신해서 선생님을 돕고, 아웬의 의도를 진작 알았다면. 이런 사태까지 오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워렛은 자신을 이렇게 만든 그 모든 걸 증오하고, 모두 복수하고자 다짐한다.


윈테라/줄거리/6부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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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지만 아웬에 의해 살해당했으면서도 어째서 아웬을 믿으라고 할까. 아웬과 로운의 대화는 윈테라/줄거리/5부에서 이어진다.
  2. 정확히는 브레이튼에서 몇 번 나오는데, 마법사는 마력 샘이 있다. 이 셈을 찔리면 제생을 못하고 마법사로써의 삶을 잃는다. 로운 역시도 아웬에게 마력 샘을 찔린 것.
  3. 1부에서
  4. 처음 슈펜이 나타났을 때 변한 모습때문에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덤으로 아르크가 왜 있는지 모두가 놀란 것은 재밌는 포인트